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알뜰폰 5G 가입 회선은 36만5582개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 회선(949만2407개) 중 약 3.8%에 머문다. 5G 가입 회선은 지난해 10월 37만 회선을 기록한 이후 11월 37만1873개로 증가하다 같은 해 12월 되레 약 6000개 줄었다.
특히 전체 5G 가입자 중 알뜰폰 5G 가입회선은 약 1%에 불과하다. 알뜰폰 전체 회선 수도 2021년 10월 이후 39개월만에 역성장하면서 알뜰폰 경쟁력 자체가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알뜰폰 대세는 여전히 롱텀에볼루션(LTE)인 상황에서 알뜰폰 업계는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따라 중소 알뜰폰 업체 중 일부는 이르면 월 1만원대에 데이터 20GB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같은 상황을 인식해 지난 1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도매제공의무사업자(SK텔레콤)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기존 1MB당 1.29원에서 0.62원으로 최대 52% 낮추는 내용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다만, 통신3사가 5G 서비스를 주력으로 밀고 있는 상황에서 알뜰폰 업체들이 5G 요금 경쟁력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론적인 추산으로는 이같은 요금제 출현도 가능하지만, 데이터를 대량으로 구매해야지만,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는 구조라 현실적으로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업계에서는 근본적으로 도매대가 제도가 개선돼야 알뜰폰에서도 다양한 요금제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올해 알뜰폰과 이동통신사 도매대가 협상이 '사후규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부당한 도매대가 차별이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새 요금제가 나온다고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5G 도매대가 자체가 개선돼야 실질적으로 다양한 요금제를 낼 수 있다"며 "도매대가가 개별 협상자 협상으로 바뀌어 버리니 5G 요금제는 사실 더 요원해 졌다고 본다. 일부 사업자가 월 1만원대 5G 요금제를 낸다고 해도 파급력이 있을지 의문이 드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도매제공 요청부터 협정 체결까지 기간이 기존 90일에서 60일 이내로 단축되고, '코스트 플러스(원가가산)' 방식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예고했다. 기존에는 도매대가를 소매요금에서 마케팅비 등 회피 가능 비용을 차감하는 '리테일 마이너스(소매가할인)' 방식만 산정했지만, 코스트플러스는 통신망 원가에 적정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도매 대가를 결정하는 식이라 망 투자가 이미 끝난 LTE에 유리하다. LTE 요금제가 강점인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일각에서는 'LTE는 알뜰폰, 5G는 통신사' 등 주력 분야를 나눠 각사 강점에 힘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5G는 아직 이동통신사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도매대가 사후규제가 4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만큼 요금 계획이나 앞으로의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5G 시장은 알뜰폰이 진입하기 더 어려운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