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금시장서 1g당 15.4만원
5대은행 골드바 판매액 '최대'
공급 멈추자 콩알금까지 품절
계좌 통해 투자하는 '골드뱅킹'
금 현물·선물 ETF·ETN 인기
"단기 차익 노린 투자는 지양을"
5대은행 골드바 판매액 '최대'
공급 멈추자 콩알금까지 품절
계좌 통해 투자하는 '골드뱅킹'
금 현물·선물 ETF·ETN 인기
"단기 차익 노린 투자는 지양을"
![[THE FINANCE] 금값 더 뛰는데… `콩알`만큼 투자해서 언제 벌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002101863062001[1].jpg "[THE FINANCE] 금값 더 뛰는데… `콩알`만큼 투자해서 언제 벌까?")
국내 금 가격이 작년 대비 70% 넘게 올랐지만, 향후 더 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금 투자 방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금 99.99_1kg) 1g은 15만437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78.97% 상승한 것이며 연초와 비교하면 20.03% 올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영국 간 금 가격 차이를 이용한 대규모 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영국 은행에서 금괴를 인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며칠에서 4~8주로 늘어나기도 했다.
국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 수요가 골드바로 집중되면서 골드바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2월 1~13일 골드바 판매액은 총 406억3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동기 판매액(135억4867만원)의 3배, 전년 동기 판매액(20억1823만원)의 20배에 달한다.
골드바 주요 공급처인 한국조폐공사가 은행들에 골드바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2일 이후 판매액이 더욱 늘었다. '포모(FOMO·유행에 뒤처지는 두려움)' 조짐으로 판매액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바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투자자들은 '콩알금'으로 시선을 돌린다. 콩알금은 0.5g에서 한 돈(3.75g) 사이의 저중량 금을 뜻한다.
크기가 작은 만큼 가격 부담이 적고 원하는 모양대로 모을 수 있어 미관상으로도 적합하다. 주로 온라인으로 거래돼 구매가 간편하지만, 이 역시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30분 만에 판매가 마감되기도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국면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지속하면서 금값이 내년에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날 기준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245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리나 토마스와 다안 스투루이븐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월평균 50톤으로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33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이 실제 금을 사는 방법밖에 없을까. 개인이 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실물 거래 말고도 금 투자 통장, 금 현물과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투자, 한국거래소(KRX)를 통한 금 거래 등이 있다.
금 통장인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사고팔지 않고 계좌를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최근 가격 변동성 대비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골드뱅킹 잔액은 이달 들어 7일을 제외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늘었고, 지난 14일 기준 9019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골드뱅킹은 KB국민·신한·우리은행에서만 취급한다. 다만,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와 수수료(1%)가 발생한다.
금현물·선물 ETF, ETN은 일반 주식처럼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별다른 절차 없이 홈트레이딩서비스(HTS)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로 매매할 수 있다. 금 현물 ETF 상품으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선보인 'AEC KRX금현물'이 유일하며 연금 계좌를 통해 투자하면 세금 절약효과도 있다.
그러나 최근 금 투자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ACE KRX금현물'도 시세가 급등, 괴리율이 한 때 2% 넘게 치솟기도 했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추정 순자산가치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괴리율이 양수라는 것은 ETF 상품이 담고 있는 자산의 가격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비싸다는 의미로,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현물ETF를 비롯해 선물, 레버리지, 인버스 등 다양한 상품이 있지만,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 특히 선물의 경우 수익률이 현물형보다 높지만, 선물 계약 만기 때 새로운 계약으로 교체하는 비용인 롤오버 비용 등이 발생해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
KRX 금시장은 증권사에서 금현물 계좌를 개설하면 이 시장에서 금을 사고팔 수 있다. 1g 단위로 투자할 수 있으며 거래가 쉽고 수수료도 0.3% 수준이다. 특히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비과세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장내 거래는 부가가치세(10%)도 내지 않는다. 증권사 온라인 수수료만 내면 되며 실물 인출도 가능하다. 1개당 2만원 내외의 인출비용을 내면 증권사 지점에서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인출할 시에는 부가가치세(10%)를 내야 하므로 실물 인출의 실익은 크지 않다.
가령 1000만원을 금에 투자한다고 했을 땐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을까. 장기 투자에 적합한 KRX 금시장에 500만원을 우선 투자하고 금 ETF에 300만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세금 혜택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금시장과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어 남은 자금으로 골드바, 골드뱅킹에 배분해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골드바는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지만, 부가세 10%를 부담해야 하며 차익에 대해선 비과세다. 골드뱅킹은 거래세 1%가 발생한다.
금값이 연일 상승세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건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국내 금 시세가 국제 금 시세보다 높게 형성돼 있는데, 괴리율까지 높으면 조정국면에서 손실 충격이 클 수 있어서다. 특히 이 가격 격차를 만든 요인이 단기 수급이라는 점에선 시장이 안정화되면 급격하게 가격이 꺼질 수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제 시세보다 20% 가까이 큰 폭으로 상승한 KRX 금 현물 가격은 일각에서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KRX 금 현물 가격에서 누적된 프리미엄은 국내 조폐공사의 골드바 생산 중단, 영국 금 차입 금리 급등세 등과 맞물린 '금 실물 품귀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론가 대비 과도한 KRX 금 현물 가격상 프리미엄이 해소되기 전까지 금 투자는 국내 KRX 금 현물보다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자산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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