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산업부 재계팀장
![[현장칼럼] `노조 떠받치기` 대못에 막힌 미래산업](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002102369064001[1].jpg "[현장칼럼] `노조 떠받치기` 대못에 막힌 미래산업")
하지만 현재 GGM은 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부서별 순환파업에 이어 지난 18일엔 전체 조합원이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21년 당시 현장서 느꼈던 직원들의 자부심은 3년여 만에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수입자동차에 대해 25% 정도의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미 현지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을 것이라며 자국 투자를 유인했다. 현대차·기아는 미 조지아주 신공장을 비롯해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해외생산 확대에 대한 노조 잡음의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앞서 현대차가 2021년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자 노조는 국내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국내 일감 유지 차원에서 미국서 생산하던 쏘나타·아반떼 중 7만대를 국내로 이전하고, 대신 투싼을 미국서 생산하기로 한 경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노사간 이견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지나치게 노동계에 쏠려있는 사회 분위기다. 한 예로 최근 부산고등법원 민사6부는 현대차가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지회 노조원들에 대해 불법 쟁의행위로 비롯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현대차 측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장을 불법으로 멈춰 세웠지만, 법원은 해당 기간의 매출 감소·고정비용 손실 등 회사 측 손해에 대해 노조의 배상책임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번 판결로 앞으로 노조의 불법 파업을 조장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여기에 사측이 노조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긴 '노란봉투법'마저 통과될 경우 기업들은 미래 계획보다 파업 걱정부터 해야 할 판이다.
지난 17일에는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상임위를 넘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초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돌연 방향을 선회하면서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이유다.
이 대표가 입장을 바꾼 시기는 노조가 민주당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반도체특별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하면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별로 없더라"라고 말한 데 대해, 금속노조는 즉각 자료를 내고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의 의견을 들으려고 토론회를 연 것인가. 아니면 '재벌 특혜'라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포석을 깐 것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이후 이 대표는 5일 "반도체 산업 육성에 주 52시간 예외 적용이 꼭 필요하냐"며 이전과 상반된 입장으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자국 생산을 늘리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미국서 하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유인책으로,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이란 뚜렷한 목표가 있다. 무조건적으로 노동계를 치켜세우는 것은 답이 아니다. 노동 유연성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장우진 산업부 재계팀장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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