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가 올해 신선식품은 PB(자체브랜드), 뷰티는 인디브랜드 강화에 초점을 두고 실적 끌어올리기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재무·실적 관리에 박차를 가해 몸값을 높인 뒤, 상장을 위한 두번째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KF365·KS365·Kurly's 등 PB 브랜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는 데에 역량을 끌어모은다.
KF365와 KS365의 경우 론칭 초기에 상품 수가 100여개였지만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250여개가 넘었다. HMR(가정간편식) 상품 군도 강화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불고기 등 일반적인 메뉴의 레시피를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 컬리의 외연을 넓혀주고 있는 뷰티컬리 부문에서는 신상 브랜드(인디브랜드 등)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 30~40대 여성 고객을 위한 다양한 제품군을 늘리는 동시에, 젊은층 신규 이용자의 유입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2022년 11월 론칭한 뷰티컬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약 5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말 기준, 뷰티컬리 누적 주문 건수는 1100만을 돌파했고, 누적 주문 고객 수도 85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뷰티컬리의 월간 매출액은 국내 매출 상위권 백화점 뷰티 코너와 비슷한 수준으로, 뷰티컬리 평균 객단가는 마켓컬리에 비해 약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뷰티 브랜드와의 협력관계도 이어간다. 명품 화장품 매출은 뷰티컬리 오픈 한 달 만에 3배 늘었고, 지난해에도 럭셔리 뷰티 카테고리 성장률은 약 40%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24년 온라인 화장품 부분 성장률인 7.5%의 5배가 넘는 수치다. 현재 뷰티컬리에서는 60여개 럭셔리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 중 컬리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컬리온리' 상품 수는 70개가 넘는다.
멤버십 가입자를 증대시킬 새로운 혜택도 구상 중이다. 멤버십 가입자의 경우 작년 9월 100만명을 돌파해 현재 누적 가입자는 160만명이다.
컬리멤버스의 경우, 월 이용료 1900원을 내면 2000원을 즉시 적립금으로 돌려받는 멤버십 서비스로, 작년 7월 31장 무료배송 혜택이 추가되면서 가입자 증가폭이 커진 상태다. 멤버십 만족도 지표인 재구독율은 97%에 달하며, 멤버스 회원의 구매전환율은 비회원보다 6배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멤버스는 서비스 출시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며 "올해 역시 멤버십 가입자를 늘리고 혜택을 강화하는데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품 PB·인디 뷰티브랜드·멤버십 강화라는 컬리의 '쓰리 콤보'는 실적 개선과 재무 건전성·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는 성공적인 상장 재도전을 위해 컬리가 선결해야 하는 과제로 거론된다.
앞서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던 컬리는 2023년 1월, 상장 무기한 연기를 결정한 바 있다. 한때 시장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밸류가 4조원을 웃돌았던 것이 불황 등의 여파로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 회사가 2023년 5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아스펙스캐피탈 등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1200억원을 추가 투자 받으면서 책정 받은 밸류는 2조9000억원이었다.
현재 컬리는 증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상장 재도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컬리 관계자는 "IPO(기업공개) 재추진을 언제 하겠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면서도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재무 건전성을 좋게 만드는 게 저희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덧붙였다.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크게 올라온 상태다. 컬리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티메프 사태까지 덮친 전례 없는 이커머스 격변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회사 설립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사상 첫 분기(2024년도1분기, 이하 별도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매출도 역대 최대인 5381억원을 달성했다.
이어 2분기, 3분기 역시 연속으로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근본적인 손익 구조의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에선 2024년도 연간 EBITDA 흑자 달성도 자신하고 있다. EBITDA 흑자는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인식된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