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사 공천개입' 명태균 옥중 폭로…창원의창 현역 김영선 컷오프된 배경
"여사와 '김해 출마' '김상민 공천' 논한 통화·텔레그램 '칠불사 회동'서 확인"
"'자기 사람 공천주려 5선인 날 잘라' 김영선 분개, 개혁신당 비례 고려한 계기"
윤석열 대통령 부부,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이 연루된 여론조사·공천 브로커 의혹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20일 "김건희 여사와 통화 증거는 황금폰(검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3대·USB 1개)에 있다"며 옥중 '공천개입' 추가 폭로에 나섰다.
왼쪽부터 명태균씨, 지난 2024년 2월29일 밤 '칠불사 회동' 당시 명씨 등과 접촉한 개혁신당 이준석 초대 대표와 천하람 최고위원, 김건희 여사.<명태균씨 페이스북 사진·대통령실 사진 갈무리>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비선 조력자이자 2022년 6·1 보궐선거 창원의창 공천에 도움을 준 대가로 의원세비를 상납받은 혐의 등(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명태균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지난해 제22대 총선을 앞둔 시점까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개입 의혹이 김 여사에게 제기된 가운데, 명씨가 직접 침묵을 깨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 '명태균 특검법'을 자청해 국회 심의도 진행 중이다.
명씨는 "김 여사가 나와 통화하기 전에 '김영선 의원하고 비슷한 내용으로 통화를 했다'고 김 여사 및 김 전 의원 양쪽 모두에게 들었다"며 "나중에 '칠불사 회동'에서 김 전 의원이 본인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텔레그램을 보여줬다"고 했다.
'칠불사 회동'은 지난해 2월29일 밤부터 3월1일 새벽까지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표와 천하람 최고위원, 김 전 의원, 명씨가 경남 지리산 칠불사에 모여 김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 폭로 여부와 비례대표 공천 등을 논의한 사건이다.
명씨는 회동 당시 확인했단 내용으로 "김 여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김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김 전 의원의 김해 출마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창원의창 재선 도전이 아닌 김해갑 출마를 선언한 항태였는데, 후일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됐다.
명씨는 "(김해 출마 논의와)같은 날, 김 여사는 휴대전화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 전 의원에게 연락해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당시 현직)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크게 분노하며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지난 대선 때 내가 얼마나 죽을 힘을 다해 도왔는데…자기 사람(김상민) 공천 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거기에 더해 나보고 그 사람을 도우라고 하다니…나는 배알도 없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결국 김 전 의원이 비례대표 1번 개혁신당 입당을 고려하게 된 계기"라며 "나 역시 김 여사로부터 그녀와 김 전 의원 간 텔레그램 및 전화 통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비례 1번의 경우 이준석 의원은 자신이 '제안한 적 없다'고 해왔다.
지난 2023년 8월29~30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영선(오른쪽) 당시 국회의원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김영선 전 의원은 제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1월22일 해당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그는 경남 창원의창 현역이었음에도 김해갑 험지 출마를 선언했지만 공천에서 컷오프됐다.<김영선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명씨는 "2024년 3월1일 이준석·천하람·김영선·명태균 네사람은 칠불사 회동에서 이 사건을 논의했다"며 "이 과정에서 이준석·천하람 의원도 사건 내용을 정확히 알게 됐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직접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확인시켜줬다. 또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다음 인물들과의 녹취 파일이 저장돼 있다고 밝혔다"며 김 여사와 국민의힘 윤재옥 당시 원내대표, 공천관리위원이던 이철규·장동혁 의원을 거명했다.
그는 "특히 김 전 의원이 (윤 대통령 핵심 측근인) 이철규 의원과 통화할 당시, 나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통화 내용을 직접 들었다"며 "윤석열 검찰의 검사가 내게 하는 말이 '죄가 없지만 구속됐으니 기소할 수밖에 없다'(였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기가차고 오세훈(서울시장)·홍준표(대구시장)가 고소한 걸 알고 분하고 화가 나 사흘 잠을 못잤다. 하나씩하나씩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명씨의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관련 정황을 확인했다.
남상권 변호사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의창에 김상민 검사가 당선되도록 지원하라'고 요구한 사실을 명씨에 앞서 폭로했다. 또 '윤재옥·이철규·장동혁 의원 통화는 김 전 의원의 구명활동 대상이냐'는 물음에 "그랬던 걸로 보인다"고 했다.
창원지검 수사에서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규명이 결여됐고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된 것엔 '검찰의 시간끌기'라고 일축했다. 홍준표 시장에 대해선 명씨 연루 의혹 관련 주장이 바뀌고있다고 지적했고, 오세훈 시장의 경우 명씨와 접촉한 중식당·청국장집 등을 거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