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불법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전체회의 현안질의는 MBC 기상캐스터로 근무한 고(故) 오요안나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해결을 위한 정부 대책 등을 질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김 의원은 김 장관을 향해 "회사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하고, 회사 임원이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회장님 찬양 생일 축하 합창 공연을 강요한다면 이것이 직장 내 괴롭힘이 맞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직장 내 괴롭힘이 맞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회사를 대통령실로, 회장을 윤 대통령으로, 임원을 경호처 차장으로 바꾸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는가"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강요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신상이 바뀌었다고 해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법 적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왜 말이 바뀌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들에게 무기를 사용하라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많은 군인, 경찰, 공무원이 불법에 동원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물리력 사용을 강요받았다"며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이 '대통령 복귀가 가장 좋다'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 공무원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분인데 일방적으로 (내란을)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헌법재판소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재판소도 똑바로 해야 한다"고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같은 당 박해철 의원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 난입 및 폭동 사태에 대해 김 장관에게 질의했고, 김 장관은 "서부지법 사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불행한 사건"이라며 "그런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다. 매우 중대하고 불행한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이 일부 극우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형배 헌법재판관 집 앞에 몰려가 시위하는 동영상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장관의 동영상을 재생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제가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제가 국무위원이라고 해서 그런 걸 다 답변해야 하느냐"며 "오늘 회의는 고 오요안나 사건을 가지고 얘기하는 자리인데 환노위에서 저한테 (계엄·탄핵 관련) 답변을 요구하시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 사망사건 등에 대한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