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와 정부, 국회의장이 참여하는 '국정협의회'의 4자 회담이 20일 열렸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이번 회담은 여야 간 의제에 이견 차이가 심해 차일피일 미뤄지다 처음 열린 4자 회담이었다. 116분간 회담을 진행했지만 추가경정예산이나 반도체특별법의 주52시간 특례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4인은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
최 대행은 "전 세계는 미국 신정부의 가차없는 통상 전쟁으로 현실화되면서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리를 확보하기 위해 외교통상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글로벌복합위기 후유증, 내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정치적 대외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최 대행은 이에 '통상 민생 3대 대책'을 제안했다. 최 대행에 따르면 3대 대책은 △근로시간 특례조항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제정 △글로벌첨단산업계와 일자리 전쟁의 총력 대응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추가 재정투입 논의 등이 있다.
우 의장은 최 대행의 말이 끝나자 "1당의 이 대표가 먼저 하라"고 안내했다. 이 대표는 "집권당부터 하라"고 발언 순서를 양보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양보받아야 할 건 이런 게 아니다"고 웃으며 받아쳤지만 분위기는 살얼음판이었다. 권 비대위원장은 "늦었지만 여야정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대표가 '일극 체제'로 제일 실세인 줄 알았는데 정책에 관련해서는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가장 실세인 것 같더라"고 했다.
이 대표도 이를 맞받았다. 이 대표는 "연금문제라든지 반도체지원법 같은 것을 신속하게 처리했으면 좋겠지만 언제나 하는 게 낫다, 작은 진전이라도 이룰 수 있으면 진전을 해야지 합의하기 어려운 조건이 있어 끝까지 안 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께서 흔쾌히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특별법 속 근로시간 특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안 하는 게 낫지 않냐고 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반도체업계에 필요한 지원들은 먼저 하고, 필요한 것을 추가적으로 해나가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회담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추경 필요성에 대해 계속 논의한다고 돼 있고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특별법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안소현기자 ashright@
여야정 국정협의회 첫 회의가 20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