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프리랜서 아나운서인 고(故) 오요안나씨 사망 사건과 직장 내 괴롭힘 이슈를 두고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MBC에 대한 청문회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이에 정치 공세라고 반박하면서 양당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날 환노위에서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반대해서 MBC에 대한 청문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MBC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청문회가 아닌 현안질의로 진행되는 거 같다"라며 "이 문제는 MBC의 뿌리 깊은 근로문화와 방송계의 뿌리 깊은 악습과 관련됐기에 아주 중요한데도 MBC 사건이기에 청문회가 진행되지 않고 간략한 업무보고만 하는 건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소희 의원 역시 "직장 내 괴롭힘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고, 정치적 이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며 "민주당이 왜 청문회를 열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 현안질의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 문제를 MBC만의 문제로 축소할 수 없다며 방송계 전체의 프리랜서·비정규직 문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국민의힘이 상임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환노위가 공회전했다. 쿠팡 청문회도 6개월을 논의하다가 겨우 열렸다"며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극적인 문제를 MBC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의 안호영 환노위원장 역시 "청문회를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청문회 여부나 범위 등을 여야 간사가 협의해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노위에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중 가장 대선 선호도 지지가 높은 후보로 꼽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맹공도 이어졌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생일에 직원 및 유관기관을 동원해 파티를 진행한 것을 거론하며 "직장 내 괴롭힘에 속하냐"고 질문했고, 김 장관은 "사실 관계가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들에게 무기를 사용하라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많은 군인, 경찰, 공무원이 불법에 동원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물리력 사용을 강요받았다"며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이 '대통령 복귀가 가장 좋다'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 공무원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분인데 일방적으로 (내란을)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헌법재판소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재판소도 똑바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홍배 의원이 12·3 비상계엄에 대해 묻자 "계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계엄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여전히 "그렇다. 헌법에 나온 권한"이라고 했다.
또 박해철 의원이 "극우 유튜버들이 헌법재판관 집 앞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쏟아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제가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 국무위원이라고 해서 그런 걸 다 답변해야 하느냐"라고 일축했다. 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판결에 대한 입장 등을 계속 질문하자 김 장관은 "환노위에서 지금 계엄 특검을 하는 건가"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 사망사건 등에 대한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