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략기획특위 주최 제2차 세미나 개최
신율 "탄핵 반대 이미지 바꾸고 중도 공략 필요해"
박은식 "국민의힘 스피커 부재…희생 모습 보여야"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벼랑 끝에 몰린 보수 정치권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2030세대와 중도층 확보 전략, 국민 신뢰 회복 방안 등을 중심으로 탄핵 정국 대응의 길을 모색했다.
당 전략기획특별위원회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2차 세미나를 열었다. 이는 국민의힘이 자강하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 중인 세미나로 지난 13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 이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은식 광주 동남을 당협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이 각각 전략, 스피커 부재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 교수는 먼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 기각을 가정한 '플랜A'와 탄핵 인용에 대비한 '플랜B'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플랜A의 경우 분명히 '무슨 일이 다시 일어나는 거 아니야?'라며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플랜B의 경우 두 달 후에 대선이 치러지는데 당과 정치인의 이미지는 시간 축적의 결과"라며 "두 달 안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강성 (보수) 지지층은 세상이 쪼개져도 국민의힘을 찍는다"며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신 교수는 "탄핵 찬성이 60%에 가까운 비율로 나오고 있기에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 40%만으로 선거할 수는 없다"며 "동아시아연구소 자료를 보면 '침묵하는 중도층'이 굉장히 많고 대통령제를 채택하면 양당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국가에서는 중도층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것이 '약자성의 획득' 때문이라면서 "어젠다는 있지만 스피커의 부재가 아쉽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지난 제22대 총선에서 내세웠던 '이조(이재명·조국 대표) 심판론'을 겨냥해 "왜 야당을 심판하냐"면서 국민의힘이 맞서 싸우는 '희생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 위원장은 "대중은 우파 정치 엘리트 집단의 피나는 희생을 대중은 원하는데 실질적으로 출마를 하지 않고 호남을 뭘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가"라며 "야당을 심판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출마를 해서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말해야 한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위원장은 "만일 이재명이 아니라면 김부겸, 김동연, 김경수가 나온다면 대통령을 하라고 할 건가"라며 "행정구역과 적자공항·병원 통폐합, 행정수도 일원화 등 비용을 줄이는 어젠다를 강하게 내세워야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수 있는 어젠다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좌파는 안 된다가 아니라 우파여야 된다고 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추후 개최할 세미나에서 나올 다양한 의견까지 종합해 당 운영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 세미나에서 다시 한번 쇄신 의지를 확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은 대한민국의 위기이고 보수의 위기"라며 "탄핵 정국으로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민생 경제 고통은 가중되고 있는데 거대 야당의 여전한 입법부 독주와 무분별한 정치공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 내부에서 점차 단합이 이뤄지고 있고 국민들이 감사하게도 공감을 표시해 주시고 계시지만 이 모든 것들이 우리당이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명심해야 한다"며 "더욱 유능한 정책 정당, 더 유연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때 국민들께서 더 큰 지지를 보내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야간에 항해하는 배가 등대를 정해놓듯 당도 목표를 정해놓고 가야 하는데 그때그때 정하니 큰 방향을 잃을 때가 많은 것 같다"며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꼭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부터 정해놓고 가야 방향이 맞다"고 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전략기획특위 2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