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노란봉투법' 재발의를 두고 "민주노총의 지시를 따르는 하수인"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란봉투법 재발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겉으로는 중도 지향, 중도보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전적으로 민노총의 지시를 따르는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상속세, 노란봉투법 등 주요 정책에서 민노총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이미 여러 차례 거부권 행사와 부결로 막힌 법안을 또다시 발의하는 것은 민노총의 명령을 무조건 따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발의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원청 사용자의 정의를 확대하고, 쟁의행위의 범위 대상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또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노란봉투법은 두 차례 폐기 처분됐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돼 2023년 11월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재의결에서 부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의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에 무산됐다.
기업들 역시 노란봉투법을 경영권 침해 우려와 경제적 부담 증가를 이유로 일제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하청업체의 근로자들까지 원청 기업과 단체교섭을 할 수 있어 경영 자율성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또 기업이 파업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게 된다. 기업들은 파업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어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경영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법으로 규정하며 반발하는 이유다.
또 권 의원은 이 대표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이 대표가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민노총이 이 대표의 최대 지지 세력이며 주요 표밭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연쇄 회동을 예고했다. 노동계와의 연대 강화 움직임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