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상대로 위법 수사와 법원 쇼핑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공수처장과 관계자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에 대통령과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통신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록 7만쪽을 뒤져 이에 대한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공수처의 수사가 불법적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석열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시한 압수수색영장과 통신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6일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 영장, 12월 8일 압수수색 영장, 12월 20일 체포영장 등 총 4건이 기각됐다. 이 중 2건이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기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 사건 관련해 체포영장 이외에 압수수색 영장, 통신영장 등을 중앙지방법원에 청구한 적이 없는지'라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석열 대통령 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공식회신했다.
변호인단은 이 공식 회신에 대해 "명백한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발부가 기각되자 같은 해 12월 3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재청구했다.
변호인단은 "중앙지법에서 통신영장조차 기각을 당하자 서부지법으로 영장 쇼핑을 나선 것"이라며 "법원장부터 영장 전담 판사까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장악한 서부지법에서만 영장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알려진 대로 공수처장 역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대통령 관저가 용산에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들과 짬짜미를 할 우리법연구회가 서울서부지법에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법연구회 수사기관과 우리법연구회 법원이 불법을 동원하여 대통령을 체포하고 수사한 것으로 이야말로 국헌 문란 행위이며 내란죄"라고 강조했다.
또 변호인단은 수사기관이 영장을 재청구할 때 반드시 청구 이력과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는 규정을 공수처가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수사기관이 동일한 사안으로 영장을 재청구할 경우 기각 사유가 보완됐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법적 절차다.
변호인단은 "공수처 검사는 청구 이력도 기재하지 않고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해 발부받았다"며 "명백한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대통령 수사는 불법에 불법을 더하고 거짓에 거짓을 쌓아올린 위법 수사의 바벨탑"이라며 "위법한 영장 청구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불법으로 감금한 공수처장과 공수처에 대해 그 책을 무겁게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에 제출한 허위 공문서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수처장과 관계자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변호인단은 "불법 수사의 실체가 명백히 드러난 만큼, 법원은 즉각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고 석방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