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부품의 대미 수출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올해 수출 실적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미중 갈등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발표한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200만달러(11조8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은 2021년 69억1200만달러에서 2022년 80억3000만달러, 2023년 80억8700만달러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전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25억4700만달러로, 대미 수출 비중은 36.5%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유럽연합(17.3%·38억9000만달러), 멕시코(9.5%·21억5300만달러), 중국(6.4%·14억5400만달러), 아세안(5.8%·13억1000만달러), 인도(4.1%·9억21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부문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부품도 미국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달러였으며, 그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달러(49.1%)에 달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국내 부품업계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완성차 25%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 한 대에 약 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산업 공급망이 복잡하고 길어 그 파급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에 별도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부품에는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2019년 자동차와 일부 부품에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세 부과를 검토한 바 있다.반면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부품이 중국산 부품을 대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가 늘겠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관세 폭탄이 부과될 것"이라며 "자동차부품의 경우 중국 수입품에 60％ 균일관세 부과 시 (미국의 수입선이) 우리 부품으로 대체되면서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