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檢 명태균 게이트 공익제보자 휴대폰 작년 4월 확보하고도 수사하는 척만"
"與 2023년 10월 보고서부터 金여사 공천개입 알아…은폐세력, 특검반대 체념해"
국힘선 특검 함구 "제2 김대업·생태탕 선동·공작을 檢이 신속 수사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이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 특검법 처리를 압박하자 국민의힘은 검찰에 '명태균의 공작을 수사하라'는 입장으로 대응했다.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배제와 연루된 이른바 '칠불사 회동' 전말을 추가 폭로하며 김 여사, 국민의힘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이철규·장동혁 의원을 거명했고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을 더불어 특검 수사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2월21일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과 위원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과 명태균씨의 연루의혹 등을 설명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민주당은 23일 노종면 원내대변인을 통해 "검찰과 국민의힘은 '명태균 게이트' 은폐 세력임이 드러났다"며 "검찰(창원지검)이 공익 제보자 강혜경씨(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시점이 '지난해 4월'이란 보도가 나왔다. 그때 확보한 강혜경씨 휴대전화엔 '지난해 9월 이후에야 언론 보도와 민주당의 공개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명태균 녹취 수천건이 담겨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지자 마치 그때 알게 됐다는 듯 수사인력을 보강하며 부산을 떨었지만, 무려 넉달 동안 사건 핵심이자 본질에 닿아있는 김 여사는 소환 한번 없었고, 압수수색도 없었다"며 "1년 가까이 수사하는 척만 해왔고, 선관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2023년 12월부터면 무려 1년2개월 동안 수사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그래놓고 이젠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겠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명태균-김건희 공천개입 등 핵심 의혹을 파악한 시점은 검찰보다 앞선다. (대선)여론조작 뒷거래로 의심되는 '(대통령 부부의) 김영선 공천 개입'을 국민의힘은 김영선 의원 지역구(경남 창원의창)에 대한 당무감사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다"며 "2023년 10월17일 국민의힘이 작성한 당무감사 대외비 보고서엔 김 여사 공천개입설, 명씨 역할, 여론조작 의혹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고 짚었다.
해당 보고서 내용으론 '명태균은 영부인, 김종인, 이준석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텔레그램 등을 보여주고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발언', '명태균이 여론조사 조작 등을 통해 당선시켰다고 발언' 등이 적시돼있었다고 폭로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국민이 알기 1년 전부터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김건희 특검에 명태균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자 기를 쓰고 반대한 이유가 바로 이거"라고 했다.
그는 검찰을 향해 "중앙지검 수사도 미진하다고 하면 대검찰청이 특수본이라도 꾸린다고 할 건가? 어림없다. 김 여사를 당장 구속시킬 정도의 의지가 없다면 특검에 넘길 준비나 하라"고 했다. 정부·여당에도 명태균 특검 반대 명분이 없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법무부도 '특검은 예외적이고 보충적이어야 한다'는 흰소리 그만하라. 얼마나 더 '예외적'이고 '보충적'이어야 하냐"며 "'올 게 왔다'고 체념하라"고 했다.
왼쪽부터 명태균씨, 지난 2024년 2월29일 밤 '칠불사 회동' 당시 명씨 등과 접촉한 개혁신당 이준석 초대 대표와 천하람 최고위원, 김건희 여사.<명태균씨 페이스북 사진·대통령실 사진 갈무리>
같은 날 국민의힘은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지금까지 수사결과를 취합해보면 명씨는 지역의 여론조사 브로커로 활동하며 선거판을 기웃거린 인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제2의 김대업·제2의 생태탕"이라며 "검찰은 정치브로커 명씨의 거짓선동과 정치공작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정치 장사꾼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성역없는 수사로 정치공작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라"고 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명씨에 대해 "지금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인 것처럼 포장한다"며 "이제 와서 자신이 국정의 핵심 거물인 것처럼 주장하고, 특정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운운하며 마치 중요한 역할을 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거 브로커식 정치 공작이다.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의 병풍(兵風) 조작 사건은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해 대선의 흐름을 왜곡했던 대표적인 사례"라고 빗대면서 평가절하했다.
또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조작된 의혹 제기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최근 (오세훈·홍준표 시장을 겨눈) '돼지는 잔칫날 잡는다'는 명태균씨 측 변호사의 발언은 조작된 의혹을 예고하는 발언이 아니고선 무슨 뜻이겠냐"며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공격했다. "특히 식당을 나열하며 (오 시장 등) 특정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부풀리는 건 '제2의 생태탕'식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전형적인 물타기"라고도 했다.
그는 "검찰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거짓 선동과 정치 공작을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정치 장사꾼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정치 공작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명태균씨의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제2의 김대업, 제2의 생태탕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