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공수처 尹 피의자 명시한 압수·통신영장 중앙지법 청구했다가 기각…그 뒤 체포영장 왜 서부지법에 청구했나"
공수처 주진우 의원실 질의에 '尹 압수영장 청구한 적 없어' 답변서…尹측·여당, 12월초 청구내역 들어 "거짓말 반복"
공수처 주진우 의원실 질의에 '尹 압수영장 청구한 적 없어' 답변서…尹측·여당, 12월초 청구내역 들어 "거짓말 반복"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수처가)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기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가 기각당하고, 이후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수사 기록에서 확인됐다"며 "공수처의 '영장 쇼핑'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수처법 제31조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도록 (우선적으로) 명시한다"며 "통신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은 원칙대로 중앙지방법원에 청구하다가, 왜 아무런 사정변경도 없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만을 서울서부지법(형사소송법상 용산 대통령실 등 관할법원)에 청구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어 "우리법연구회 판사들이 서부지법에 포진하고 있어 서부지법으로 변경했느냐"며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윤 대통령 사건 관련 체포영장 외에 압수수색 영장, 통신영장 등을 중앙지법에 청구한 적 있냐'는 주진우 의원실 서면 질의에 '중앙지법에 윤 대통령 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1일 주진우 의원 기자회견 직후에도 공수처는 '윤 대통령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국민 앞에서 반복적으로 거짓말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22일) 내란죄 수사 관련 공수처 기각 영장이 8건, 이 중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영장이 4건이라고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종식 이틀 뒤(12월6일) 공수처가 중앙지법에 청구한 윤 대통령 압수수색과 통신영장이 '중복 수사'를 이유로 이튿날(7일) 기각됐다. 공수처는 같은달 8일 검찰·경찰에 비상계엄 수사 이첩요청권을 발동하면서 중앙지법에 압수·통신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나흘 뒤(12일) '중복수사'로 다시 기각됐다.
공수처가 중앙지법과 동부지법 등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체포·구속영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중복 수사'로 기각된 정황도 드러났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공수처가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30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과 대통령관저 수색영장을 서부지법에 청구했단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서부지법 영장 쇼핑"이라며 공수처의 오동운 처장, 이재승 차장 등 4명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여당 역시 "과거 김명수 대법원장도 임성근 전 부장판사 사표 수리 거부와 관련해 의원 질의에 거짓 답변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선례를 들어 압박했다.
다만 공수처는 "기각 사유 중 공수처의 내란죄의 수사권이 없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반박한 상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대통령을 수사하고 체포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영장은 입맛대로 쇼핑하고, 거짓말로 이 사실을 은폐했다"며 "공수처는 태생부터 정치야합 피조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 당시 군소야당이 내놓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당파적인 협잡(패스트트랙 3법 등)을 통해서 태어났다"며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위법과 기만으로 점철된, 공작이나 다름없는 '사기 수사'를 자행했다. 법비(法匪·사법적 도적떼)들이 모여서 작당이나 하는 '법비처'"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공명심에 들떠 자격과 능력을 한참 넘어선 대통령 수사에 몰두하다가 결국 사달이 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공수처와 공수처장의 위법적 행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기 수사의 수괴'인 오 처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사기 수사의 몸통인 공수처는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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