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번 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내려잡을지 주목된다.
국내외 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어 1%대 중반 성장률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기 둔화로 인해 기준금리는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25일 올해 두번째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달에는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으로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수출 증가율 둔화가 뚜렷해진 점을 고려할 때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 우려 등 대내외 악재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6% 수준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전망치는 IB중 최저인 JP모건의 1.2%보다도 0.2%포인트(p) 더 낮다. 1.0%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기관은 "정치적 위기와 부동산 섹터의 침체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기 둔화로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1%p 인하할 것이다. 이는 다른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큰 폭"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전망치를 1.6%로 낮출 것"이라며 "민간 소비 회복이 느린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수출 둔화, 반도체 수출 불확실성 등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는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채권전문가 100명 중 55명은 이달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196개 기관·947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5%가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45%는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전 설문에선 60%가 기준금리를 동결, 40%는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자 '만장일치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부터 다음 금리인하 시기가 5월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위원은 "채권시장에선 이달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하와 1~2인의 동결 소수의견, 3개월 포워드가이던스 동결 시나리오에 관심갖고 있다. 시장은 2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면서 "추가 인하는 3~4분기로 지연될 수 있다. 올해 말 기준금리 수준이 2.50%라는 전망도 확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되 향후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할 것"이라며 "추가 인하 시점은 이르면 5월이 검토되겠으나 3분기 지연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