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의 연이은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45% 상승한 2654.5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주 대비 2.42% 오른 774.65에 종가를 기록, 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는 3주 연속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책 발표와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되며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 또한 유럽의 국방비 증액 수혜 기대감에 방상 업종이 강세를 시현했다.
여기에 중국이 8년 만에 한한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엔터테인먼트·미디어, 화장품, 여행, 게임 등 중국 소비 관련 업종들의 주가가 치솟았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00억원을 순매도해 6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도 1조1471억원을 팔아 2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인 가운데 기관이 11948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연기금이 기존 32거래일이었던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을 경신하며 매수를 이어간 것이 지수 하방을 든든히 받쳤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 감세안 기대감,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 AI 반도체 기업 호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락 요인으로는 트럼프의 반도체·자동차·의약품 관세가 언급된다.
특히 엔비디아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블랙웰 AI 칩에 대한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최근 GPU 수요 강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 SK하이닉스 등 엔비디아 관련 반도체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 대상 품목에 대한 내용이 공개돼야 하겠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미국향 수출액이 큰 업종에 타격은 분명 존재한다"며 "주가는트럼프 관세 우려를 지난해부터 반영했다는 점에서 2018년과 같은 급락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의 경우 대규모 AI 투자 프로젝트 등 호재성 요인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수의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조선, 방산, 전력기기)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이나, 가격 부담에 의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올해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존재하고, 최근 한한령 완화 모멘텀까지 부각되고 있는 미디어·엔터, 기존에 비해 안정되고 있는 금리 흐름에다 학회 모멘텀이 존재하고 있는 헬스케어 업종도 관심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28일에는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클리브랜드 연은은 전년 대비 2.5%, 전월 대비 0.4% 상승을 전망하면서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주거비와 운송서비스의 전월비 상승률 기여도가 높았다. 그러나 PCE는 CPI에 비해 주거비 비중이 낮으며 자동차 보험의 경우 CPI는 지불한 보험료인 반면, PCE는 순지출(보험료-보험금) 개념으로 물가를 측정하기 때문세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예정돼 있는 일정 중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 3.0%로 동결됐고, 3개월 내 금리 인하에 대해 금통위 6명 전원 일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시그널이 강화될 경우 원화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고, 매파적인 금리인하로 해석될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될 수 있다"며 "금리인하는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증시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