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강달러 기조로 당장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만큼, 건설업 불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9000명 줄어든 192만1000명을 기록했다.
건설업 취업자가 200만명을 하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2월(198만명) 이후 약 4년 만이다.
건설업 불황에 따른 고용 부진은 주로 상용직과 청년층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6.6%(6만1000명) 급감한 10만5000명을 기록했다. 전 연령대 중 감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고용 부진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작년 3분기 전기·하수·건설업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3.2% 감소했다. 전체 가구 근로소득이 3.3%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건설업 불황이 고용 위기로, 소득 감소로 점차 파장을 키우면서 내수를 제약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재개발 등으로 경기를 견인하면서 고용에서 건설업 의존도가 높아졌다"면서 "결국 건설 경기가 안 좋으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강달러 기조와 PF 부실로 작년 3분기까지도 금리 인하가 쉽지 않았고, 결국 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건설업의 숨통을 틔워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2년째 계속된 대규모 세수펑크로 나라살림이 빠듯한 탓에 재정이 민간 부진을 적시에 메워주는 '경기 보강'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장기화한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거나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건설업의 불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업 부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미중 무역전쟁·관세전쟁·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건설업 부진의 이유인데 모두 해결이 쉽지 않은 것들"이라고 짚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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