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건전성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소형사는 지급여력 비율이 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NH농협손해보험이었다. NH농협손보의 킥스는 1년 새 141%포인트(p) 하락한 175.8%를 기록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2조원대의 순익을 기록했음에도 건전성 지표는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 39.0%p, 8.0%p 감소한 180%, 265%였다.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 역시 하락 폭이 컸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206.8%로 전년보다 44%p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은 27.8%p 떨어진 188.1%, KB라이프생명의 경우 265.3%로 64.5%p 감소했다.현대해상(155.8%)과 동양생명(154.7%) 등 금융당국 권고치를 가까스로 넘긴 곳도 있었다. 현대해상은 1년 전보다 17.4%p, 동양생명은 38.7%p 각각 하락했다.
무·저해지 해지율 관련 새 계리가정으로 타격을 입은 롯데손해보험은 건전성도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지난해 9월 말 기준 킥스 159.8%(경과조치 후)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들어서 150% 아래로 내려왔을 것으로 본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4분기 새 계리가정 도입으로 전년보다 91.0% 급감한 27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급락한 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와 함께 무·저해지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탓이다. 건전성을 우선해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면서 가용자본이 줄어든 것이다.
보험사들은 건전성 방어를 위해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 확충에 힘쓰고 있다. 올해 들어 한화손해보험(5000억원), 메리츠화재(3000억원), DB생명(3000억원), DB손해보험(4000억원) 등이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현대해상은 최대 8000억원, KB손보는 최대 5000억원, 농협손보의 경우 최대 2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한화생명은 최대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동양생명은 최대 7000억원의 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