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정비사업 공격적 수주 나서
한남4구역, 대림가락 잇따라 수주
서울 수주금액만 2조원 육박
한남4구역, 대림가락 잇따라 수주
서울 수주금액만 2조원 육박
올해 최대 규모 정비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따낸 삼성물산이 2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서울에서만 2조원 이상의 정비사업 수주를 확정지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4544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조합은 22일 개최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총회도 무난하게 통과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삼성물산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현대건설을 누르고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여㎡의 노후 주택 등을 헐고 51개동(지하 7층~지상 22층) 2331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예상한 공사비만 1조5723억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이어 서울 시내 주요 사업지에서 정비사업 수주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대림가락 단지와 인접한 송파 한양3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다음달 22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수의로 계약하는 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의 예상 공사비는 약 259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1조원이 넘는 강남 재건축 사업지 신반포4차 역시 삼성물산의 수주가 유력하다. 지난 17일 신반포 4차 재건축 조합이 삼성물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통보했다. 1979년 준공한 신반포4차는 기존 1402가구를 헐고, 지상 최고 49층 1828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가 1조310억원 규모에 달한다.
공사비 분쟁으로 시공사를 교체하는 강서구 방화6구역도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이 새 시공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방화 6구역은 2022년 9월 철거가 끝난 후로 2년 이상 착공하지 못했다. 방화뉴타운 사업지 중 하나로 9호선 신방화역 역세권인 데다 마곡지구와 인접해 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799만5000원으로, 수주 시 총 사업비는 약 2400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올해 수주목표는 5조원이다. 올해 1분기에 한양3차, 신반포4차, 방화6구역까지 수주를 확정하면 신규 정비사업 수주만 누적 3조5000억원도 넘는다. 3개월 만에 1년 수주목표의 70%를 다 채우는 것이다.
올해 내내 추가 수주는 이어질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시공사를 찾는 방배7구역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재건축으로 선회한 영등포구 당산동2가 현대홈타운 아파트에도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과거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리모델링 단지나 지방 사업지에도 발을 뻗고 있다. 광진구 광나루 현대아파트와 강동구 성내삼성 아파트 등 리모델링 사업장과 함께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광주광역시에서 아파트 공사 수주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래미안' 브랜드는 2000년 출범해 광주에는 래미안 단지가 전무하다.
특히 그간 GS건설이 공들여 온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수주전에도 삼성물산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1조6934억원 규모의 사업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 이후10년 만에 맞붙게 된다. 지난 2015년 당시에는 GS건설이 시공권을 따내 단지를 서초 그랑자이로 새로 지었다. 여기에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 수주전에서는 압구정 단지들에서 전통 강호로 인정받는 현대건설과 또 한번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칠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동안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물러나 있던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출혈 수주에까지 나서면서 독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12월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 이후 수년간 선별 수주 기조를 밝히며 수주 시장에 나타나지 않아 건설부문 매각 소문까지 돌았다. 이후 2020년 4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서초구 신반포15차)와 래미안 트리니원(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을 수주하며 5년 만에 수주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3조6398억원을 달성하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다음으로 정비사업 수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이 연간 정비사업 수주실적으로 3조원을 넘긴 건은 지난 2006년 이후 18년 만이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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