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관세 대응 美공장 바로 설립
생활가전 최초 '등대공장' 선정
'스마트 공장' 도입 구축에 속도
발빠른 대응으로 '점유율 1위'
생활가전 최초 '등대공장' 선정
'스마트 공장' 도입 구축에 속도
발빠른 대응으로 '점유율 1위'
![[기획] 트럼프 `관세폭탄` 혁신으로 뚫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502100151064001[1].jpg "[기획] 트럼프 `관세폭탄` 혁신으로 뚫었다")
당시에도 '관세폭탄'을 예고했던 트럼프 1기 정부는 곧바로 월풀의 요구에 응했다.
LG전자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당초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2018년 12월부터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생산 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LG전자는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을 상쇄하기 위해 스마트 공장 도입에 속도를 냈다. 여기에 모듈 설계와 공정 단순화 등 생산 효율성도 극대화 했다.
당시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을 맡았던 송대현 전 사장은 2019년 미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은 제품이 좋으면 인정을 해준다"며 "미국의 월풀이 우리를 불러들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 드러났다. LG전자는 미국 내에서 시장 1위 자리를 굳혔고, 2017년 당시 1위였던 미국 월풀은 점점 뒤로 밀려나 현재 LG전자와 거의 두 자릿수 점유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이를 모범사례 삼아 이번 트럼프 2기의 관세 공세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기획] 트럼프 `관세폭탄` 혁신으로 뚫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502100151064001[2].jpg "[기획] 트럼프 `관세폭탄` 혁신으로 뚫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LG전자의 작년 미국 내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23.4%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보다 6.6%포인트(p) 뛰었다. 순위는 당시 2위에서 이제는 당당히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미국 월풀은 16.3%에서 15.9%로 0.4%p 오히려 떨어졌다.
당시 월풀은 한국산 세탁기를 견제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세이프가드를 요구했지만, 이후 시장 점유율 4위까지 내려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부터 한국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시행하고 연간 120만대까지 20%, 그 이상 물량에 대해서는 50% 관세를 각각 매겼다.
이에 2010년부터 미국 내 현지 생산 체제를 검토해던 LG전자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미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세탁기 생산 공장을 착공하고 2018년말 준공했다. 현재 드럼세탁기, 통돌이세탁기, 건조기, 워시타워를 생산하는 4개 생산라인 가동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세탁기 120만대, 건조기 60만대, 워시타워 35만대다.
경쟁사 대비 앞선 기술력도 LG전자가 관세 위기를 정면 돌파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관세 부과는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이란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세탁·건조기에 사용하는 DD모터에는 AI 기술을 접목해 세탁물의 무게·습도·재질 분석으로 옷감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모터와 컴프레서를 필요한 만큼만 작동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LG전자 관계자는 "핵심 부품 기술력인 AI 코어테크가 미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받고 있다"며 "미 환경청의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은 고효율 제품도 지속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네시 공장은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로봇을 활용이 공정을 자동화하는 등 첨단 제조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구축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3년 LG전자의 테네시 공장을 미 생활가전 공장 중 최초로 등대공장(첨단 제조공장)으로 선정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제는 세탁기가 단순히 빨래만 잘 되는 것이 아닌, 디자인 개념을 추가하고 소음·세탁 성능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다"며 "트럼프 관세 폭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양보하더라도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정책으로 점유율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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