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찾아 "정신적 지도자들 나서야"
경제 유튜브 채널선 "상속세 개편해야"
비명계 만남 행보도 이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본격적으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불교계를 찾아 정치인들을 향한 조언을 구했고 경제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도 출연해 자신의 '실용주의' 경제적 노선을 확실히 했다. 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도 만나면서 외연 확장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 태고종 총무원장인 상진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종교계가 지금의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정치권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 대표는 진우스님을 찾아 "5200만명이 사는 세상인데 생각은 다 다르고 이해관계도 달라서 우리만 옳은 생각이다, 당신들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걱정하시는 것처럼 세상이 너무 극단적이고 심하게 대결적이어서 걱정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상황이 심각한 건 분명하고 정치권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내는 게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정말 우리 정신적 지도자 분들이 나설 때가 된 것 같다. 너무 각박해졌다"고 했다. 진우스님은 "현재 편안한 국민이 없는데 정치인은 물론 우리 종교인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국민에게 옳고 그름을 떠나 덕의 정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후 태고종총무원에 방문해 총무원장인 상진스님을 만난 이 대표는 "내란사태를 겪으며 대립적이고 전투적, 폭력적인 극단주의 세력이 현장으로 나온 듯하다"며 "지금처럼 위중한 시기에 총원장을 포함한 태고종 스님 불자 여러분이,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진실과 진리에 기초한 사회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상진스님은 "대표님도 많은 지혜를 발휘해 국민이 편안하도록 애써주길 바란다"고 화답하며 자신이 쓴 '수봉상진 법어집'을 건넸다.
종교계 지도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이후 일정에서 구독자 264만명을 보유한 삼프로TV 녹화방송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속세·근로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 등에 대해 여당에 합의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세제 개편안의 합의 도출을 중요시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시대였던 28년 전과 지금이 상속세가 변하지 않았다"며 "국가정책이 개인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되기에 배우자 공제 10억원 정도에 일괄공제를 3억원 정도 올려 18억원으로 (상속세 공제를) 하면 서민들에게 도움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40%로 낮추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그게 급하냐, 세수가 부족한데"라며 "상속세가 낮은 다른 나라들은 소득세 비중이 높다. 국민이 동의하면 소득세율을 높이고 상속세율을 낮출 수 있겠지만 일괄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한 이 대표는 곧바로 비명계 대권 후보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만났다. 이 대표는 당내 통합 행보를 위해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시작으로 21일 '비명횡사' 대표주자였던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났다. 오는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회동할 예정이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에서 총무원장인 상진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