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야당의 주도 하에 24일 국회 첫 관문을 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당론으로 채택한 해당 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한 상장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는 등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민주당이 제안했던 상법 개정안 내용 중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독립이사 도입 등은 이번 처리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향후 계속 심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오기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집중투표제 의무 적용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 용어 변경 문제 등은 오늘 다루지 않았지만 계속 논의를 이어가달라고 요청드렸다"고 전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은 해당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현 상황에서 회사에다가 법적인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기업에 경쟁력을 갖지 말라는 것이랑 마찬가지"라며 "다른나라는 안 하는데 우리나라는 주주충실의무를 특별히 부과해서 기업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려 하는지 납득이 어렵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표결 처리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소위원장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거수표결을 강행했다. 여당 의원들은 표결이 처리되기 직전 반발하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한편 이날 소위는 상법 개정안 표결 후 '명태균 특검법(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명태균 특검법은 지난 17일 한 차례 법사위 법안소위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 등 여당 측 반발로 결론내리지 못한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린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범계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