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보험상품 등 역대급 성과에도
작년 '빅4' 이익 3730억… 51% ↓
상생금융 동참기조속 손해율 악화
작년 '빅4' 이익 3730억… 51% ↓
상생금융 동참기조속 손해율 악화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자동차보험 손익은 적자 기로에 섰다. 차보험 이익은 1년 사이에 절반 가량 쪼그라들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이 85%에 달하는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지난해 차보험 이익(단순 합산 기준)은 3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608억원) 대비 51%가량 급감한 수준이다.
자동차 부문에서 '빅4' 손보사의 이익은 최대 90%까지 줄었지만, 온라인채널(CM) 등 비대면 중심의 사업비용 효율화로 간신히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합산 순익 7조원을 넘긴 주요 손보사들은 장기 보장성 보험 등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상품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보험손익 가운데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손익은 90%에 달했다. 자동차 손익이 줄어든 대신 크게 늘어난 장기 손익으로 만회한 셈이다.
각 사별 자동차 손익을 보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1710억원으로,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960억원)를 앞섰다. 두 손보사 모두 3년 연속 보험료 인하와 함께 정비수가 등 보험 원가 상승에 따른 손해액 증가 탓에 1년 전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가장 많이 하락한 회사는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의 자동차 이익 규모는 1년 새 91% 줄어든 190억원이었다. KB손해보험도 지난해 87억원의 이익으로 전년 대비 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DB손해보험은 자동차 부문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년보다 119% 급락하며 9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540억원→-680억원), 현대해상(-60억원→-760억원), KB손해보험(-112억원→-486억원) 등 다른 상위사의 적자 폭은 더 커졌다.
중소형 보험사도 마찬가지였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자동차에서 109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약 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보업계는 올해 자동차 손익 방어에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수익성이 더욱 가파르게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21조원대다. 거둬들이는 보험료가 줄면서 이상기후 등에 따라 손해액 발생 규모가 예년과 같은 악화 추세일 경우 이익 규모가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누적 인하율은 8%에 달한다. 주요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 부문 적자가 우려되지만, 정부의 상생금융에 동참하며 최대 1% 수준으로 내렸다.
지난해 통행량 급증에 따른 사고율 급증과 여름철 이상기후에 따른 보험금 지급 증가, 겨울철 사고 폭증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했다. 빅4 손보사의 지난해 연간 누적 손해율 평균은 83.3%로 1년 전(79.8%)보다 3.5%p 치솟았다. 통상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78~82%로 본다.
업계에선 이상기후 등의 일시적 요인 외 구조적인 손해액 상승세가 컸던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인배상은 보상 목적의 불필요한 치료를 억제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대물배상은 차량수리 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 등은 2023년 나이롱환자를 막기 위해 도입한 '경상환자 치료 기준' 관련 제도를 보완하는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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