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트럼프 정책, 소비자 불안·기업 낙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502102269061001[1].jpg "[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트럼프 정책, 소비자 불안·기업 낙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발표된 소비심리지수와 기업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 국민과 기업인 간의 경제 인식이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미시간대가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에 점차 상승세를 보이던 것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전월 대비 7포인트나 하락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도 높아졌다. 2월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3%로, 전월 3.3%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물가 상승 압박을 더욱 심각하게 느낄 것임을 보여준다.
생활 필수품 가격 상승이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이미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계란값 폭등이 베이커리 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도미노식 가격 인상을 초래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미국에서 4000만 마리 이상의 산란계가 살처분되었으며, 이에 따라 계란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6% 급등했다.
![[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트럼프 정책, 소비자 불안·기업 낙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2502102269061001[2].jpg "[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트럼프 정책, 소비자 불안·기업 낙관")
뉴욕과 워싱턴 DC 등 주요 도시의 베이커리들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계란 대체재 사용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인들의 인식은 일반 소비자들과는 많이 다르다. 콘퍼런스보드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13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인들은 전반적으로 "몇 달 전에 비해 경제가 훨씬 더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면과 규제 완화 약속이 기업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보드의 스테파니 기차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기업인들의 자신감은 높아지는 독특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주요 불확실성 요소였던 대선이 끝났고, 새 행정부가 매우 기업친화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기업인들이 낙관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미국 경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은 이제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나아가 원래 차지하던 일인자 자리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팀의 미래에 대한 열정은 전 정권 때인 지난해 4분기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온도 차이를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설문조사 결과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며 "불법 이민자 추방, 보호무역 강화 등이 실업률과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경우, 현재 기업들이 보이는 낙관론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기업이 성장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 친화적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 이는 앞으로의 정책 실행 방식과 시장 반응, 그리고 정부의 보완 조치에 달려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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