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등 반도체 위기론
보수한도 16% ↓… 계열사도 비슷
현대차그룹은 역대급 호실적 행진
현대차 한도액 77%·기아는 2배 ↑
보수한도 16% ↓… 계열사도 비슷
현대차그룹은 역대급 호실적 행진
현대차 한도액 77%·기아는 2배 ↑
주요 상장 대기업들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들이 임원 보수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위기의식이 나오는 만큼 임원들에 대한 성과도 단단히 옥죄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역대 최대 기록을 써내려가는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임원 보수한도를 확대해 삼성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9일 열리는 주총서 올해 임원 보수한도를 360억원으로 작년(430억원)보다 16.3%(70억원)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이사수가 11명에서 10명으로 축소된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지급한 금액이 215억원으로 한도액의 절반에 그치면서 이 갭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영업이익이 32조7260억원으로 전년보다 398%나 뛰었지만, 5세대 HBM인 'HBM3E'의 엔비디아 공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기에 대만 TSMC에는 지난해 매출에서 밀렸고, 중국의 거센 공세로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가 예전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계열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기는 임원 보수한도를 7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삼성SDI는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각각 하향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7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늘었지만, 작년 임원보수 총액이 33억원으로 한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면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작년 영업이익이 76.5% 급감한 3633억원에 그쳤다.
다만 작년 사상 최대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원 보수한도를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해 전자 계열사들과 대비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호실적에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로 정했으며, 올해 목표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5조5705억원으로 제시했다.
반대로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임원 보수한도를 늘렸다. 현대차는 내달 주총에서 218억원에서 237억원, 기아는 80억원에서 175억원, 현대모비스는 1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각각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작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최근 수년째 호실적을 이어가는 현대차는 작년 12명의 이사진에 총 168억원을 지급해 한도액의 77%를 채웠다.
이런 가운데 또 보수한도를 높였다는 것은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이사 보수한도는 회사의 임원보수 지급기준을 기초로 경영성과, 기여도, 직무, 직급, 기타 대내외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올해부터 보수를 지급하기로 해 한도액을 2배 이상 확대했다. 기아는 "최근 4년간 역대 최대 실적 지속 경신 등을 고려해 임원 보수를 책정했다"며 "정 회장의 경우 사내이사로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에 대한 기여,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보수 지급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사들도 사업 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LG그룹의 경우 LG전자(80억원), LG디스플레이(40억원), LG이노텍(60억원)이 모두 작년과 동일하게 책정한 가운데 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는 LG에너지솔루션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축소했다. 작년 한도액 대비 실 지급액 비중은 LG전자 49.4%, LG디스플레이 61.8%, LG이노텍 33.3%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아직 주주총회소집공고를 내지 않았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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