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25일 12·3 비상계엄 사태발(發) 탄핵심판 최후진술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탄핵(인용)이 당연하다"고 단언하되 "윤석열이 헌정질서를 유린했다면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은 의회질서를 유린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둘 다 책임있다"고 밝혔다. 조기 대선을 가정해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해 범(汎)보수 진영을 상대로 '필패 후보'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 2월24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당사에서 새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 모두발언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홈페이지 사진>
전병헌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서 윤 대통령 파면 찬성·반대 여부에 관해 "계엄령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한 게 확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탄핵심판 과정을 두고 "여기에 민주당이 완전히 정체나 진실이 밝혀지기 전 마구 끼어들어 상당히 오염시켜 국민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했고 더더욱이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당의 한심한 대응에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과정 속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보자면 너무 결론을 내려놓고 편파적 운영을 하고 있단 느낌을 사실 지울 수는 없었다"며 "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간 국가는 매우 혼란스럽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과 변론기일이 부족했고, 재판 일정이 일방적이었다거나 재판장이 감정을 노출했단 취지의 지적도 했다.
그는 새민주당 창당 1주년 기자회견(지난 13일)에서 '윤석열 파면 이후 이재명 청산, 이재명 집권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냐'는 질문엔 "당선 가능성이 오히려 없다고 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소위 우파진영의 상대자로 나서선 안 된단 것"이라며 "자질이 부족한 윤석열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가 졌잖나"라고 반문했다.
또 "비호감 경쟁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눌렀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걸 국민 모두가 잘 안다"며 "그 당시 민주당 쪽에서 이낙연(전 국무총리)이나 정세균(전 총리)나 다른 분들이 나왔다고 한다면 누가 나왔어도 윤석열을 이겼을 것이란 얘기가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의 '리턴매치'는 불가능해졌으므로 "이재명 후보가 나오면 필패"라고도 했다.
'국민이 내란 동조세력을 뽑아야할까. 오히려 이 대표 심판에 방점을 둔 것 같은데 둘 다 심판해야 한다는 취지인가'란 물음엔 "민주당과 위성정당들 외엔 모두가 내란동조세력이란 프레임엔 강력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잘못된 프레임"이라면서 "유일하게 개헌 반대하는 세력이 이재명 민주당인데 개헌을 하지 말자는 건 계엄령 이전 사회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헌법 개정을 화두에 올렸다.
전 대표는 "계엄령 이전 사회는 지금보다 나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이재명과 윤석열이 적대적 공생하면서 나라 질서와 국민 분열로 매우 혼란스럽게 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윤석열이 청산되면 당연히 이재명도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엄 저지 과정에서 이 대표 역할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많다'는 질문엔 "그건 야당정치인이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최소한 역할"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170~190석에 가까운 절대의석을 갖고 탄핵을 남발해서, 윤석열 나름대로 계엄 정당성을 이야기하는 가장 큰 핑계이자 구실로 이재명의 국정마비, 29건에 달하는 탄핵(소추안)남발을 들고 있지 않나"라며 "실제로 국회를 장악해 의회주의를 유린한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다. 또 "저희 새민주당도 그날 국회 앞에 당원들이 많이 나가 (계엄해제 요구 시위에)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국회 앞에 모였던, 삽시간에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의 힘이 현장의 경찰·군인들이 오판하지 않도록 한 것이지, 사실 '반대하고 막아내자'는 메시지로 따진다면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제일 먼저 내지 않았나. 그리고 이 대표는 한참 뒤에 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항변에 공감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핑계를 만들어준 측면에선 민주당도 자유롭지 못하단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총리 등 비명(非이재명)인사들과 접촉한 것이 '통합 행보'란 평가엔 "이재명 1극 체제에서 쓴소리한 몇사람 당 중진 만난다고 해서 그걸 '통합 행보'라고 뉴스화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이 그동안 얼마나 비정상적인 정당 문화를, 극단적 1인 체제를 가졌는지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재명과 측근들의 교활한 간계"라고 반박했다.
전 대표는 이 대표와 '새민주당 잠룡' 이낙연 전 총리 간 만남 가능성에 관해선 "민주당이 범죄리스크를 청산하지 않은 채 그 주인공만 후보가 돼야한다는 정당과는 함께 할 이유가 없고 그게 민주당을 더럽히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혀 생각이 없다"며 "이낙연이나 새민주당을 제물로 바쳐 이 대표에게 더 아부하려는 일부 정신나간 한심한 정치인들에게 경고를 보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새민주당 정체성과 대선 전략에 관해선 "민심과 함께하는 거다. 전통적인 민주당의 중도 진보란 포지션을 확실히하면서 포용적 개혁주의와 포용적 진보로서 포지션을 계속 가지고 갈 것"이라며 "이 대표가 민주당을 '중도 우파'(보수)라고 얘기하는 건 새뺄간 거짓말이다. 이석기(전 통진당 의원)가 만들고 정당이 해산됐던 잔류세력인 동부연합과 한총련 세력이 연합해 완전히 수구좌파인 정당"이라고 했다.
그는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되지 않듯 아무리 말로써 중도보수라고 얘기한 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재명 민주당은 확실한 수구좌파 정당"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의 대권 경쟁력에 관해선 "(광주 지역구 참패로)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어떤 자리를 전제로 노력하는 게 아니라 국가혼란을 극복하고 안정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해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단 게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