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1차 탄핵 변론…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은 "尹에 다시 국정 못 맡겨"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제11차 변론에서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 '현재 국회는 범죄자 소굴이 됐으며 입법독재로 국가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리인단은 서증 요지 진술에서 민주노총 조직원 '간첩단 사건'을 비롯해 북한 정권이 대한민국 체제전복을 시도했단 증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헌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인해 기소될 수 없으며 모든 공식행위에 대해선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통치행위라며 사법심사를 부정한 셈이다. 또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각각 계엄 당일 국회를 월담하는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계엄군이 출입을 봉쇄할 의도가 있었다면 진작 조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의결 방해 시도는 없었다"고도 했다.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는 이 대표와 우 의장을 두고 "아무도 없는데 혼자 스스로 월담하는 장면"이라면서 "계엄이 선포된 이후에도 주변에 아무도 없고,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아무런 제지도 없었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그러나 계엄선포 직후 경찰력이 국회 정문·측문을 봉쇄, 담장 둘레를 통제했었단 지적이 나온다. 김 변호사는 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체포 명단 메모'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는 장면이 담긴 국정원 CCTV를 증거로 재생했다.
국회 측은 최후변론에 앞서 계엄 당시 국회 본청 지하 1층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생하며 "군인들이 전력을 차례로 차단한 후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2월4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직후인 오전 1시6분쯤 계엄군이 무장한 채 건물 내부를 돌아다닌 모습이다.
'국회 봉쇄는 외부 테러리스트 등의 위협 차단 의미였다'는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707특임단장이 진술도 반박했다. 장순욱 변호사는 김 단장이 하급자들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 '문 차단 우선' '비엘탄 개봉 승인' 등 메시지를 올렸단 방송보도 등을 제시했다.
소추위원 대리인단의 이광범 변호사는 종합변론 첫 발언자로 "(윤 대통령이)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적제거에 몰두했으며 총선참패가 부정선거의 결과란 망상에 빠졌다"며 "파면을 면한다고 해서 (내란수괴 혐의) 처벌을 면할 수 있겠나. 다시 국정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대리인단 공방 후 윤 대통령은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더불어 '시간제한 없는' 최종의견 진술에 나섰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것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이지만,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하고 최종진술까지 임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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