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 尹 12·3 계엄선포 담화 가리켜 "난 계몽됐다"
"민주당 파쇼행위" 비난전…지난달 조대현 변호사도 "국민은 계몽령이라 생각"
국회 대리인단 "누가 누굴 계몽하나? 요설" "계몽령 운운, 법원폭동까지 미화"
"민주당 파쇼행위" 비난전…지난달 조대현 변호사도 "국민은 계몽령이라 생각"
국회 대리인단 "누가 누굴 계몽하나? 요설" "계몽령 운운, 법원폭동까지 미화"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제11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종합변론에 나선 김계리 변호사는 "비상계엄 선포는 국민 계몽성"이라며 "저는 계몽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24일) 친윤 지지자들을 모은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사이트를 주변에 공유하면서 "이 사건 '계몽령'이 과연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일인지 국민 여러분의 신임을 묻겠다"며 "여러분들은 계몽되셨습니까"라고 동조를 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날 헌재에서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해 12월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대국민담화를 가리켜 "담화문을 읽어보고 (여성으로서)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일당독재 파쇼(전체주의) 행위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는)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이 준동하고 있었다"며 "약 4개월 전 선고된 민주노총 간첩 사건에서 최근 우리 사회 모든 갈등이 간첩 지령에 의해 일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간첩들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윤석열 놈에게 공격의 화살을 집중하라'고 했다"며 "반국가 세력의 사회 장악, 민주당의 언론 장악 시도, 입법 폭거, 사법 업무 마비, 헌법기관인 감사원 독립성까지 좌지우지하려는 일당독재 파쇼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호소의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멈추지 않고 검사 3인과 최재해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누가 국헌을 문란하게 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측보다 먼저 최종변론에 임한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 신속 파면을 촉구하며 "계몽령" 표현을 비판했다. 이광범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국민이 피와 목숨을 바쳐 지켜온 민주 헌정질서를 짓밟았다"며 "다시 국정을 맡길 수 있냐"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공작'이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비상계엄은 계몽령'이라 주장한다. 누가 누구를 계몽하겠단 것이냐"며 "법꾸라지, 법비(법을 가장한 도적떼)의 요설이란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황영민 변호사도 "5·18민주화 운동을 '폭도가 일으킨 광주사태'라고 배웠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진실을 알게 된 저처럼 아이들을 키울 순 없다"며 "'경고성 계엄'을 그럴법하다고 생각하고,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한없이 가볍게 생각하고,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미화하는 내용을 보고 듣고 자라는 아이들을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폭동 사태'는 지난달 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을 여권·유튜버·교계 일각 극우인사들이 습격한 사건이다.
이에 앞서서도 대통령 대리인단에서 "계몽령"을 강변해 논란이 일었다. 헌법재판관을 지낸 조대현 변호사는 지난달 23일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국민들은 이 사건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반국가세력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라고 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계엄은 처음부터 반나절이었다"고도 했지만, 최근 10차 변론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반나절이면 해제'와 같은 언질을 계엄선포 전 "들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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