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3개월여 만에 9만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경제상황 불안에 낮아진 위험자산 선호도와 해킹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8만890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9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그동안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친화적 행보 기대감을 넘어서며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취임이라는 대호재가 소멸했지만, 크립토TF, SEC 개혁과 같은 미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드라이브는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트럼프의 움직임은 특정 자산에 대한 호재라기 보다는 그간 미국 가상자산 업계를 억눌러온 불명확한 규제 리스크에 대한 개혁이기 때문에 가격을 큰 폭으로 견인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소비심리지수와 제조업구매관리자 지수 등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이로 인한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관세전쟁 등 물가와 달러가치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고,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미국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과 같은 위험자산에 큰 하락세를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투심이 위축되고, 최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1일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사건으로 바이비트에서 14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코인이 도난당했다.
이후 가상자산 가격의 낙폭은 더 확대됐다. 당시 9만900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3일새 1만달러 이상 떨어졌고, 이더리움과 XRP는 각각 500달러(15%), 0.6달러(20%) 급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