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두 달 만에 10% 뛰었지만
수혜주 테슬라·비트코인 후퇴에
금값 과열양상 가라앉을까 주목
수혜주 테슬라·비트코인 후퇴에
금값 과열양상 가라앉을까 주목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기대감에 급등했던 자산들의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주로 꼽혔던 테슬라 주가는 대선 수준까지 되돌아갔고, 역사적 최고점을 찍었던 비트코인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기대감에 '오버슈팅' 됐던 자산들의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트럼프가 촉발한 글로벌 경제시장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위험회피(헷지)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급등했던 금 가격 역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 1온스(T.oz)당 가격은 294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2626.45달러로 출발한 금값은 지난주 2955달러까지 10% 이상 올랐다.
금값은 11월부터 본격 상승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2780달러까지 올랐던 금값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2560달러까지 내려온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정책 현실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금값이 재차 급등했다. 1월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며 금값도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당선 이후 오히려 기존 공약을 현실화하는 행정명령에 곧바로 서명하며 위기감은 더 고조됐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더 짙어지면서 일반 투자자들까지 금을 찾았고, 골드바 품귀 현상에 간접 투자 상품까지 가격이 급등했다.
국내 투자자 역시 금 관련 상품으로 집중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수했다. 순매수 금액은 1637억원에 달한다. 2개월여 만에 작년 한 해 순매수 금액(2242억원)의 70%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금값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수혜 자산으로 떠오르며 과열양상을 보인 뒤 가격이 되돌아간 일부 주식종목과 가상자산 등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혔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수준인 330달러선으로 되돌아갔고, 10만6000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기준 9만1000달러선까지 후퇴했다.
'미국우선주의' 정책에 끝없이 가치가 상승하던 달러화 역시 조정을 받고 있다. 110까지 올랐던 달러지수는 106까지 내려왔다. 연 4.8%까지 올랐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4.37%까지 내려왔다. 트럼프 당선 전 달러지수와 금리는 각각 103, 4.28% 수준이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 역시 트럼프가 촉발한 글로벌 정세 불안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팔란티어와 같이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오른 종목들이 조정을 받는 것처럼 현재 금값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정책들이 하나하나 시행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될수록 금값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단기 조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금값이 더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 이후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 관련 노이즈가 부각되며 투기적인 금 순매수가 단기 정점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신흥국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금 시장 상승을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짙어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며 연준이 긴축으로 전환하지 않는한 최소 올해까지는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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