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중동·아프리카 TV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 소통에 나섰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북미·유럽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만큼, 제품 기술력과 함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입지를 한층 공고히 다진다는 포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필원 LG전자 중아(중동·아프리카)지역 대표(전무)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방문하고, 현지 사업장 임직원들과 '펀 톡(F.U.N Talk) 런치' 행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무는 전날 자신의 링크드인에 "투명한 소통과 참여형 직장 문화를 조성해 더 통찰력 있고 영감을 주는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소식을 알렸다. 정 전무가 링크드인에 글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배경에 관심을 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최근 링크드인을 시작하면서 주요 이슈를 전하기 시작한 만큼, 정 전무 역시 해외 사업 확장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전무는 올해 초 중아지역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정 전무의 글에 알리 보우메디언 보메르 최고경영자(CEO)가 "축하한다(Felicitations)는 댓글을 단 점도 눈길을 끈다. 보마르는 알제리 가전 업체로, LG전자는 2013년 보마르와 위탁생산(CKD) 협업을 맺고 현지를 포함해 유럽 각 지역으로 수출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알제리는 LG전자가 전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지역으로 중동·아프리카의 핵심 거점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알제리 TV시장은 연 1000억원 규모로 한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3%, LG전자가 16% 수준이다. 이 외에 IRIS, 콘도르(CONDOR) 등 현지 업체들도 15~20%의 점유율로 경쟁이 치열하다.
알제리는 관세 등 강력한 수입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해외 기업들은 현지 업체와 협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LG전자가 보마르와 협업한 배경도 이 일환으로, 보마르는 현지 업체 중 유럽 네트워크가 가장 강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중국 브랜드들도 최근 알제리를 포함한 중동·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TCL의 경우 현지 유통업체와 협업을 맺고 115인치 초대형 TV 등을 앞세워 북아프리카 시장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하이센스는 이달 QD(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55·65인치 TV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예전에는 저가 제품을 중점적으로 앞세웠다면, 최근 들어서는 고사양 전략을 강화해 삼성·LG전자에 도전장을 낸 모습이다.
LG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서도 AI TV 등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알제리와 인근 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한달 간의 라마단 기간 동안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OLED TV 제품을 포함해 에어컨, 세탁기 등의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 외에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3D 가상 매장도 구축해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작년 4월 아랍에미리트(UAE)서 'LG 쇼케이스'를 열고 중동·아프리카 현지 거래선들을 대상으로 밀착 마케팅을 실시했으며, 에티오피아에서는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올해로 11년째 운영하는 등 브랜드 제고를 위한 사회공헌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