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지도부, 조덕호 아산시장 후보 선거지원 전 김종필 前총리 묘역 참배
김대중-김종필 DJP聯政 창출 되새겨…田 '의원꿔주기 내가 제안' 첫 공개도
'임기단축 개헌 과도정부' 정치권에 제안…"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은 못 박아
김대중(DJ) 전 대통령 정신 계승을 표방한 새미래민주당이 26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묘소를 찾으며 1997년 'DJP 연합' 대선 승리와 같은 '연합정권 창출론'을 띄웠다. 대통령 임기를 일부 단축하더라도, 권력분산형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등 정치개혁을 전담할 과도정부에 공감하는 세력이라면 범(汎)보수진영까지 연합하자는 주장이다.
새민주당은 26일 전병헌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충남 부여군 소재 JP 묘역을 참배하고, 뒤이어 아산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 묘역을 참배했다. 지도부는 충남으로 향한 배경을 4·2 재보선 조덕호 아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 뿐 아니라 "충청에서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과 연합정권 창출론 띄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병헌 대표는 이날 JP 묘소 등 참배 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1996년 당시 김대중 총재가 구성한 대선기획단 막내이자, '유일한 충청도 출신'으로 발탁돼 DJP 연합 구상을 최초로 제안한 인연이 있다"며 "2000년도 총선 후 DJP 연합정부에 위기가 왔을 때 새천년민주당 의원 일부를 자민련(자유민주연합)에 지원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전병헌(오른쪽 네머째) 새미래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26일 오전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소재 김종필 전 국무총리(전 자유민주연합 총재·JP)의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추모 발언을 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DJP 연합' 등을 되새기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갈무리>
이른바 '의원 꿔주기'의 비화로 그는 "당시 정치권과 언론의 엄청난 비난이 있었지만,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을 성공시켜 DJP 연합정권이 성공적으로 후반기를 마무리했고 IT 반도체 선진 강국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며 "이 같은 비사는 처음 공개한다. 30년이 지난 만큼,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 JP 묘소 참배와 함께 공개했다"고 말했다.
제6공화국 유일 연정 사례인 DJP 연합을 거론한 이유로 그는 "윤석열(대통령)·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장 이후 단 하루도 편한 날 없이 극단적 대결과 증오의 정치로 탄핵과 계엄이란 파국 정치가 지속됐다"며 "어느 때보다도 DJP 연합의 연대와 타협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론도 시사했다.
전 대표는 "DJP 연합은 제왕적 대통령제란 87년 헌법 체제의 권력구조 속 '(DJ·JP 간) 실질적인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이뤘고 6·25 이후 최대의 국란인 IMF 위기를 극복했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최고의 업적을 이룬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 김종필 총재의 경륜과 정치적 신뢰는 오늘의 혼란을 극복할 지혜와 교훈"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25일) '12·3 비상계엄 사태' 탄핵심판 최종변론 최후진술에서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 완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도 그는 "만시지탄"이라며 "새민주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해 87년 체제 종식과 협치와 타협을 강제할 수 있는 정치개혁에 나서자고 촉구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용산(대통령실)과 정대철 헌정회장, 이종찬 회장과 전직 총리 등 사회 원로들에게 설파해 왔다. 가장 큰 장애는 윤 대통령의 임기단축에 대한 의구심이었다"며 "이재명 대표도 정권 다 잡은 것처럼 '블랙홀' 운운 개헌을 반대할 때가 아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선(先)개헌 후(後)대선이 답"이라고 역설했다.
전 대표는 "윤석열의 교만의 계엄령 정치와 이재명의 거짓말 범죄정치를 청산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단절하고, 갈등과 분열의 악순환을 끊어내 국가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반을 만들어내자"며 "선개헌 후대선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이번 대선의 모든 후보자는 스스로 임기단축을 선언해야 한다"고 공개 제안했다.
아울러 "개헌과 협치를 강제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포함해 정치개혁을 완수하는 과도정부 역할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대선을 치르자"고 했다. 나아가 "DJP 연합의 시작과 위기극복에 깊이 관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충청도민의 손을 잡고,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과 중도진보부터 보수까지 광범위한 세력이 모여 연합정권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월10일 새미래민주당 초대 대표이자 상임고문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시국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비상계엄 사태 해결과 정국 안정을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과 극단 정치 청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새미래민주당 제공·연합뉴스>
한편 새민주당 창당 주역이자 잠룡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이날 MBN에 출연해 '이재명의 민주당'과 갈라선 이유로 "당내 민주주의가 질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의견을 내면 곧바로 죽일 듯이 덤비니까. 너무 잔인하게 섬뜩한 말과 행동으로 젭하니까"라며 "DJ의 정신을 살리려면 여기에 갇혀있어선 안되겠단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DJ계·전남 출신으로 각을 세우고 있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비서실장으로서 모셨던 'DJ보다 이 대표가 훌륭하다'고 공언하는 분 아닌가"라며 "'DJ보다 이 대표가 훌륭하다고 말씀하는 분과 윤석열·이재명 정치의 동반 청산을 말하는 사람과 누구의 정신이 더 건강한지' 국민한테 한 번 물어봐 주세요 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