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명태균 특검법(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 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명태균 특검법을 의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하면서 의결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특검법은 20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 과정에서 활용된 불법·허위 여론조사에 명씨와 윤석열 당시 후보, 김건희 여사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 명태균 특검법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소수 야당과 연대해 여당에 명태균 특검법의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내란의 온전한 진상규명은 '명태균 특검'이 답"이라며 특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들은 명태균 게이트를 막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며 "윤석열은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부정행위와 불법에 대한 결정적 물증이 공개될 것을 막기 위해 비상계엄을 서둘러 선포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또 비상계엄 당시 김건희 여사의 역할 규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김건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 상식적으로 김건희가 관여했을 수밖에 없다"며 "대선 당시에도 그 이후에도 김건희의 공천 개입과 국정개입 정황이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 의지가 매우 박약하다"며 "김건희는 명태균 게이트 핵심 수사대상이다. 그러나 검찰은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고도 소환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명씨 의혹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뒤흔든 배경을 밝혀내는 것은 국가 정상화를 위한 길이다. 공범이 아니라면 반대할 이유도 거부할 명분도 없다"며 "모든 야당이 특검에 동의하고 있지만 국민의힘만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특검 통과도 전부터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박찬대 원내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에게 "마지막까지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양심과 소신에 따라 표결할 국민의힘 의원이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 개가 되겠다'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이번 특검법에 소위 친한(친한동훈)계가 당당히 표결에 임해 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6당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명태균 특검법 처리를 촉구하는 야6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