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TSMC의 투자 자회사인 TSMC 글로벌은 지난해 4분기부터 퓨리오사AI에 대한 전략적 투자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퓨리오사AI 측은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 '워보이'와 '레니게이드'가 있다. 특히 '레니게이드'는 AI 반도체 최초로 SK하이닉스의 HBM3(고대역폭 메모리)를 탑재했다. 해당 칩은 TSMC의 5nm 공정을 통해 생산될 예정이고 이전 제품인 '워보이'는 삼성의 14nm 공정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의 'L40S'와 유사한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량이 150W로 L40S(350W)의 절반 수준이다. TSMC가 퓨리오사AI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투자 여부를 저울질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편 메타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퓨리오사AI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다음 달 안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대 650억달러(약 93조원)를 투자하고 130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퓨리오사AI를 인수할 경우 칩 구매 및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SMC 역시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점 체제를 흔들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단순한 생산 파트너를 넘어 AI 생태계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벤처캐피털(VC) 캐피탈 텐(Capital TEN)은 최근 퓨리오사AI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1차 자금이 이미 납입됐으며 2차 투자 집행이 남아 있다.
TSMC가 퓨리오사AI의 투자자로 나서지 않더라도 양사는 제조 공정을 중심으로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퓨리오사AI는 AI 칩 '레니게이드'를 올해 TSMC 공정을 통해 양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만 IT 매체 트렌드포스는 "메타가 퓨리오사AI를 인수할 경우 TSMC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며 "메타는 팹리스 역량을 강화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TSMC의 고객층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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