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KT와 SK텔레콤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22년 만에 시총 1위를 잠깐 맛봤던 KT의 주가가 향후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SKT의 시가총액은 12조926억원, KT는 12조8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시총 차이는 불과 840억원 수준이다.
현재 상장된 주식 수를 고려하면 KT의 주가가 333원 더 오르면 SKT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게 된다. KT는 이미 지난달 SKT의 시총을 '잠깐' 넘어선 바 있다. 지난달 24일 KT 시총은 11조8450억원, SKT는 11조7704억원으로 200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KT가 통신업종 시총 1위에 올랐다.
1위 기간은 길지 않았다. 24일과 설연휴 직후인 31일까지 2거래일간 1위를 기록한 KT는 이후 이틀만에 다시 SKT에 자리를 내줬다. 다만 과거 KT와 SKT의 시총 차이를 고려하면 KT의 주가 성장세가 훨씬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2020년 말 KT 시총은 6조2669억원으로 SKT(19조2175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SKT가 3년여 만에 몸값이 반토막 난 것과 달리, KT는 8조8704억원으로 커졌다. 증권가의 향후 전망도 KT가 우세하다. 지난해 인력 재배치로 일회성 인건비가 발생하며 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올해부터는 연간 인건비가 3000억원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상승률도 10%로 통신사 평균 9%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광진구 부동산 프로젝트 일회성 이익 5000억원 외에도 감가비 감소와 자회사 이익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는 5G도 LTE와 동일한 6년 상각을 적용해 8년 상각을 적용한 SKT와 LG유플러스와 비교된다"며 "2019년 상용화 초기에 집중된 감가상각이 올해 하반기부터 종료돼 2년간 연 1000억원 수준의 감가상각비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KT의 목표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하나증권은 KT를 통신 서비스 업종 '톱픽'으로 제시하며 목표가를 기존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직 개편 효과와 아파트 분양 이익으로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일회성 손익을 제거하면 본사 순이익이 급증하고, 현재 진행 중인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까지 감안하면 주주 환원 수익률이 7.9%로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주이익환원 규모 급증 예상에 비해 현재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 만큼 현 주가 대비 40% 이상의 추가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반면 SKT의 주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양호하게 나타나고, 영업이익 성장도 지속할 수 있지만 경쟁사 대비 탁월한 실적 흐름은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SKT는 다음달 KT, LG유플러스 주가 상승에 따른 동반 상승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지난해 양호한 실적 달성으로 올해 높은 이익 성장을 기록하기 어렵고, 배당금과 주주이익환원도 정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