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최근 토지거래허가제가 풀린 서울 일부 지역을 비롯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국지적으로 상승폭 확대 조짐을 보인다고 평가하고, 필요시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전 금융권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금융권이 올해 새로운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따라 영업을 재개하고, 신학기 이사수요 등이 겹치면서 이달 가계부채가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는 모습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2월 넷째 주(2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이는 작년 8월 넷째 주(0.37%)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이른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상승률은 0.36%로 조사됐다.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달 들어 은행과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동반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가폭이 5조원대에 다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 사무처장은 "가계부채가 우리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인 3.8%내로 하되, 작년같은 쏠림현상이 없도록 월별·분기별로 고르게 나누는 기준을 마련해 관리할 계획이다.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중심의 여신관리 강화를 위해 총액 1억원 미만 대출이나 중도금·이주비 대출 등 은행이 소득심사를 하지 않는 가계대출에도 소득자료를 받아 여신관리에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소득자료를 바탕으로 은행별 자체 DSR 분석과 리스크 관리 계획 수립과 이행을 시범운영과 자율규제를 통해 적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의 약 29%에 대해 DSR를 적용하고 있다. 전체의 11%를 차지하는 총액 1억원 미만 대출이나 중도금·이주비 등 대출(17%), 전세대출(10%), 정책대출(19%)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전세 대출도 조인다. 하반기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대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대출금의 90%로 일원화한다. 현재 보증비율은 HF가 90%, HUG와 SGI서울보증이 100%다. 보증비율이 그만큼 낮아지는 것이다. 수도권은 보증비율을 단계적으로 더 낮춘다.
다만 미분양이 쌓이는 지방은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에는 대출여력을 더 여유있게 부여한다. 권역별로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정책대출을 별도로 했을 때 1~2%로 관리하는 반면, 지방은행은 5~6%, 상호금융은 2%대 후반, 저축은행은 4% 가량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금융권 대출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계부채 규모와 리스크 수준을 스스로 관리하는 기조를 정착시키되 기준금리 인하 추세를 반영해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움직임에 충실히 부합하도록 운영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하에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도 적극 유도키로 했다. 권 사무처장은 특히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우물쭈물할 상황이 아니다"며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소비자들도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은행들을 독촉하고 나선 것이다.
권 사무처장은 "우리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대출금리를 선제적으로, 시차 없이 내렸다"며 "다른 은행들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리 움직임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여러 차례 대출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금감원은 현재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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