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불투명한 실적 전망에 국내 반도체업종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7일 연속 내리막을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 한층 커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5만4500원에 장을 마감해 지난달 20일부터 7거래일 약세로 마감했다. 이 기간 주가 하락폭은 7.2%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중 지난달 26일을 제외한 6거래일을 약세로 마감해 좋지 못한 반도체 업황을 보여줬다.
양사는 반도체 기업의 시설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K칩스법'이 지난달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당일 모두 상승 마감했지만 이후 약세 전환해 '반짝 효과'에 그쳤다.
배경은 트럼프발 관세 정책과 함께 엔비디아의 약세가 꼽힌다. 엔디비아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후의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2~4월 총마진율은 70.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회계연도 75% 마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투자사 서튜이티의 스콧 웰치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좋았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블록버스터급 실적과는 달랐다"며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에 엔비디아는 27일(현지시간) 주가가 전날보다 8.48%나 떨어졌고 브로드컴(-7.11%), 대만 TSMC(-6.95%), 퀄컴(-4.73%), AMD(-4.99%) 등 반도체주들도 큰 폭 하락했다.
다만 간밤 엔비디아가 4%가량 뛰며 반등했고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도 상승 마감해 국내 증시에 어떤 끼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일부터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유예 중인 25% 관세를 집행하고 같은 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 이달 중국이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점 등을 증시의 변수로 보고 있다.
오는 4일엔 중국서 양회가 개최되며 경제 성장률 목표치, 재정 정책 등이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아시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번복과 각 국의 대형 이벤트 영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수시로 잡음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주 발표될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고용보고서에서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미국 성장에 대한 기대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며 "다음주 중국서 시작되는 양회서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 의지가 좀더 강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