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우 HD현대삼호 외업3부문 담당(상무·사진)은 1996년 HD현대삼호의 전신인 한라중공업에 새내기로 입사하며 조선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30여 년간 조선업 한길을 걸으며, HD현대삼호가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해 온 숨은 주역이다. 그는 과거 구조조정의 어려운 시기부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현재의 HD현대삼호에 이르기까지 함께해 온 자신의 삶을 '복 받은 인생'이라 표현했다.
김 상무가 인천에서 현재의 영암으로 근무지를 옮겼을 당시 조선소의 규모는 현재의 약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부지와 생산 규모를 확대했고, 선박 건조에 최적화된 작업 동선과 도크 배치를 갖추며 HD현대삼호는 국내 조선사 중 '가장 젊은 조선소'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는 특히 HD현대삼호의 대표적인 경쟁력 중 하나인 '육상건조공법'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육상건조공법은 기존의 도크에 물을 채워 선박을 띄우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평지(육상)에서 선박을 건조한 후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바다로 진수하는 방식이다. 앞서 HD현대삼호는 2008년 건조장을 완공해 관련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왔으며현재는 LNG 전문 작업장으로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메인 작업장이 됐다.
김 상무는 "육상건조공법은 40만 톤에 달하는 바닷물을 도크에 채우고 빼는 과정을 없애 작업 기간을 단축하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도크라는 제한된 공간의 제약을 없애 건조 장비 지원이 원활하고, 골리앗 크레인을 사용하지 않아도 운송 장비 등을 통해 초대형 블록을 탑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1만톤에 달하는 '테라블록'을 한 번에 탑재할 수 있어 건조 공기(공정기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크레인은 길이와 무게 등이 제한돼 있어 특정 크기까지만 옮길 수 있는 반면 육상이동 방식은 150톤에서 1200톤에 이르는 트랜스포터를 활용해 블록을 유동적으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레인 작업은 우천이나 강풍 등 기상 악조건에선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육상 방식은 비교적 안전하고 신속하게 작업할 수 있어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분주한 현장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삼호는 LNG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의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 조선업의 호황 기대감이 꾸준히 언급되는 가운데 현장 작업자들 역시 이를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일감이 많아지며 작업 인원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무척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현장은 하루 하루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항상 강조하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그 누구도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김신우 외업3부문 담당(상무)이 24일 전남 영암 HD현대삼호 야드에서 육상건조공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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