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빠르면 오는 12일 별도의 쇼핑앱인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출시하고 유통시장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 개발과 내부 베타 테스트를 완료하고,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심사 일정에 따라 출시일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는 앱 출시 일정에 맞춰 17일쯤부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규 앱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이용자들이 신규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프로모션인 만큼 풍성한 혜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전용 쇼핑앱으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 새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50조원을 돌파하며 유통 강자로서 입지가 탄탄하다. 초개인화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탑재한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이 출시되면 공룡 유통 플랫폼인 쿠팡과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하다. 쿠팡은 연간 거래액이 60조원 규모고 매출도 40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네이버보다 우위지만 네이버멤버십 가입자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는 1000만명 수준, 올해 1월 네이버의 MAU는 4400만명 가량 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1400만명, MAU는 3300만명 정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목표로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두 자릿수 성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가진 자신감의 근거는 AI다. 네이버는 쇼핑앱에 AI 개인화 상품 추천 기술을 적용했다. 개인별 취향과 관심사를 분석해 상품뿐 아니라 혜택과 프로모션, 쇼핑 관련 콘텐츠까지 추천해준다.
판매자도 구매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에게 정교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고 진화시켜 나가는 AI 등의 기술력을 갖춰 다른 커머스 대비 경쟁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5000만 국민에게 모두 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쇼핑앱 출시에 따라 수수료 과금 방식도 변경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네이버 검색창의 상품검색과 광고노출을 활용해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의 '유입 수수료' 정책을 시행해 왔다. 쇼핑앱이 출시되면 앱 내부에서 발생하는 판매 거래액에 따른 '판매 수수료' 정책으로 변경된다. 판매자 자체 마케팅으로 거래가 발생한 경우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0.91%, 브랜드스토어 판매자 1.82%의 판매 수수료율를 적용하고, 앱 내에서 발생한 거래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2.73%, 브랜드스토어 판매자에게는 3.64%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기존 수수료율이 부가세 제외 1.81%, 부가세 포함 2%였던 것을 고려하면 앱 내 거래 수수료는 인상되는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플랫폼으로 전환하면 네이버도 기술 인프라나 이용자 혜택 강화 등 투자가 진행된다"며 "판매자들도 상품 판매 방식이나 광고 방식 등 영업·운영 구조가 AI로 바뀌는 만큼 수수료 정책을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자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는 쇼핑앱 출시 외에도 △오늘배송 △내일배송 △일요배송 △희망일배송 등으로 세분화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