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 "朴 무리한 탄핵 권성동도 품는데 굳이 그 말 옮겨…대변인이 통합 反해"
韓 최측근 신지호 "朴 조언, 각자 새겨들으면 돼"…이재명 거론 "적전분열 No"
김근식 "비선실세 최순실 못끊어 탄핵된 朴…김건희리스크 尹 똑같은 착각"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가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전언(傳言)을 공개하자 비윤(非윤석열) 인사들은 보수분열을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월3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국민의힘 제공·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측근이자 소장파인 박상수 전 대변인(인천 서갑 당협위원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탄핵사유에서 (형사상) 범죄혐의를 빼는 선례'를 만들어 가면서까지 자신을 탄핵시키는데 전력을 다한 권성동 전 탄핵소추위원(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따뜻이 품어줬다"며 "그런데 그 많은 말들 중 보수 분열의 단초를 마련할 말을 백브리핑에서 굳이 옮길 필요가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는 전날(3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대구 달성군 사저 예방 후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일부 취재진에게 공개한 신동욱 수석대변인을 가리킨 것이다. 신동욱 대변인은 약 1시간 지도부를 면담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라며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각' 대목과 함께 "집권여당의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서 개인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건 위기 극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언급 등을 공개했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권성동까지 품고 용서해준 '큰 사람'인 박 전 대통령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이다. '보수분열론자'의 종착점은 '이재명 정부'임을 명심하라. 이재명 정부가 오면 서초(지역구)라고 안전하겠냐"고 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무리하게 탄핵한 소추위원을 만나 '나라 걱정이나 하라' 먼저 말씀하셨다"며 "(대변인)굳이 많은 말들이 있을텐데 그 말(소신 비판)을 와서 옮겼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를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최측 보좌했던 신지호 국민의힘 전 의원은 다소 '톤'을 낮췄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 지도부가) 저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이 굉장히 좀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본 것일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한 전 대표를 겨눈 발언이란 해석엔 "그렇게 들릴수도 있고 일반론일수도 있고, 박 전 대통령께서 주신 조언이고 당에 대한 충고니까 각자 자기 위치에 따라 그걸 잘 새겨들으면 되겠다"고 흘려보냈다.
반면 신지호 전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정례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자 '85일 내 윤석열 대통령 절연, 지도부 교체' 전망을 내놓은 데 대해선 "이건 '보수 분열'을 획책해 본인이 어부지리를 얻어보겠단 전형적 이간계"라며 "국민의힘이 흔들리겠나. 오히려 이재명 대표가 얘기하면 역효과 난다"면서 "'이재명이 저러니까 우리가 적전 분열하지말고 뭉쳐야 되겠구나' 경각심을 오히려 고조시키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당 친한동훈계 소장파 원·내외 인사들이 신설한 유튜브 채널 'UNDER 73 STUDIO'(언더 73)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비판했다. 제20대 대선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전날 저녁 페이스북에 "탄핵의 교훈이 고작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각 세우지 말라'는 건가. 대통령과 갈등했던 당시 김무성 대표·유승민 원내대표 때문에 탄핵당했단 건가"라며 "국정농단 사건 이전 '십상시' 논란이 있을 때라도 비선실세 최순실을 끊었다면 탄핵까지 가지 않았다"면서 "간신들로 대통령 주위를 채웠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권 핵심에 경고등이 켜졌을 때, 민심을 반영한 쓴소리와 문제제기에 귀기울였다면 탄핵은 당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 탄핵국면도 마찬가지다. (친윤석열계) 당 지도부가 용산(대통령실)출장소가 되지 않았더라면"이라고 지적했다. 또 "잘못가고 있는 대통령에게 당대표가 문제제기하고 올바른 해법을 건의하는 게 탄핵을 막는 길이다. '김건희 리스크' 해법, 의정갈등 해법을 건의하는 걸 수용하고 민심을 따랐으면 계엄과 탄핵은 없었을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착각이다. 윤 대통령도 똑같은 착각을 하고 있다. 우리 당마저 민심과 동떨어진 착각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