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개헌특위 위원장 첫 회의 주재
4년 중임제·의원내각제 시기상조 의견
공감여론 확산 시 "李 자기주장만 못할 것"
2차 회의서 다수당 견제 국회해산권 등 논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당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가동하며 개헌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대통령 권력분산 개헌을 도모하는데, 개헌엔 거대야당 협조가 필수적이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설득하겠단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개헌특위 위원장은 4일 국회에서 개헌특위 제1차 회의를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유지할 건지, 4년 중임으로 갈 건지, 대통령 권력을 지방으로 나눌 건지, 국회의 과도한 폭주를 어떻게 견제할 건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6선 의원인 주 위원장은 "4년 중임제는 국민이 안 뽑아주면 (선거 전·후 혼란에) '2년짜리 대통령'이란 최악의 제도가 될 수 있다"고 고심을 드러냈다. 의원내각제에 대해서도 "대화와 타협이 전제돼야 한다는 부분에서 시기상조 아닌가 하는 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권력구조에 대해 결론을 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개헌 시 착안해야 할 항목이 100여개 가까이인데 대통령의 권력이 비대한 점을 어떻게 견제할 건지, 국회의 과도한 폭주를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해선 다음 회의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특위는 큰틀에서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헌안을 준비할 전망이다. 주 위원장은 내각제 검토 여부에 관해 "우리 국민이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을 바꾸긴 어렵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제를 오래 하고 있었고 국민이 대통령이 없는 정치 체제에 불안감이 있다"고 답했다.
특위는 개헌안을 마련한 뒤 이 대표와 협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제외한 전직 당대표, 당 출신 국회의장, 총리도 이번에 모두 개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개헌 서명과 국회에 개헌에 대한 청원을 하는 안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개헌에 응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국민 여론이나 선배 정치인이 나서서 여론이 하나로 모아지면 이 대표도 자기 주장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특위가 개헌안을 마련하면 당 지도부 보고 후 당론 추진할 계획이다.
여당 개헌특위의 다음 회의는 14일로 예정됐다.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는 방안으로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부활할지 등을 다룰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을 통해 직무 복귀를 전제한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 개헌'을 언급하자 여당은 공론화에 나섰다. 한동훈 전 당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잠룡, 야권 비명(非이재명)계 역시 임기단축 개헌에 긍정적이어서 이 대표 압박 수단이 될 여지도 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시 법치주의를 소환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법재판소의 역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