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트코인은 1BTC당 8만40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9만4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새 다시 1만달러 떨어졌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강세를 보이며 10만달러를 넘어선 뒤 꾸준히 9만~10만달러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취임식 날이었던 지난 1월 20일 10만90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적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규제완화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기업 소송 종결 등 가상자산 산업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은 취임을 기점으로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이후에도 10만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가격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서명 쇼'를 펼친 뒤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고, 전략자산 비축 관련 행정명령이 자산을 명시하지 않고 가능성을 검토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실현되자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짙어졌다. 위험자산, 특히 뉴욕 증시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 가상자산 시장 역시 급격하게 위축됐다.
이 같은 시장의 우려는 지난달 26일 폭발했다. 다음 달로 예정됐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 부과가 3월 4일로 앞당겨지자 글로벌 경제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됐고, 비트코인 가격은 한순간에 곤두박질쳤다.
24일 9만6000달러선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8만3000달러까지 후퇴했다. 8만달러선에 머물던 가격은 전날 다시 9만4000달러까지 치솟았다.
가격 상승을 이끈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이었다. 비트코인과 엑스알피(XRP·리플), 솔라나 등의 가상자산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글을 본인의 SNS에 게시하자 시장이 환호했다.
하루 만에 1만3000달러가 떨어졌고, 다시 1만달러가 올랐던 가상자산은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4일 다시 8만4000달러로 1만달러 떨어졌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엑스알피, 솔라나, 카르다노 등 알트코인 대부분이 비트코인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하루에만 카르다노는 23% 움직였고, 솔라나 18%, 엑스알피 16%, 이더리움 14% 순으로 낙폭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가상자산 시장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에 다시 급등했던 트럼프코인(오피셜트럼프)도 하루 만에 다시 20% 이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시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7일로 예정된 백악관의 가상자산 서밋 등에서 미 행정부의 명확한 해석이 나와야 가늠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현재 글로벌 거시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트럼프 정권의 고나세정책과 더불어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서 가상자산 채택에 관한 명확한 내용이 공개돼야만 가격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이 확정되기 전까지 높은 변동성을 동반하며 주식 시장 흐름과 연동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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