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권한대행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마 후보자 임명 안건을 올리지 않고 결정을 '잠정 보류'했다. 최 대행은 회의 전 국무위원 다수가 참석한 간담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성급하게 결정해선 안 된다'는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임명을 숙고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전했다. 최 대행으로선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 후보자를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 보류한 게 '헌법기관 구성권 침해'란 헌법재판소 판단에 따른 부담을 더욱 지게 됐다.
다만 윤 대통령보다 앞서 변론이 종결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이르면 이번주 나올 수 있단 전망이 있고, 앞서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임명 때와 같은 정치적 부담이 큰 결정을 '최 대행이 미리 할 필요는 없다'는 정부·여당 내부 의견도 제기된 상황이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 이후, 이달 18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심판 변론기일까지 다른 탄핵심판 사건을 잡지 않은 상태다. 8인의 헌법재판관은 주말을 제외하고 사실상 매일 평의를 열고 탄핵심판 관련 의견을 교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6일 기존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정부를 배제한 '여야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마 후보자 임명 보류에 반발한 민주당이 국정협의회를 보이콧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여야가 먼저 연금개혁과 추가경정예산안를 조율키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은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다. 6일 여야 협의회엔 우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 측 인사는 배제됐다.
박성준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헌법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최 대행과 같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게 안 맞는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형수 원내수석은 "우 의장이 '민생을 다 팽개쳐놓을 수 없지 않느냐'고 해서 저희도 일단 여야가 만나자고 했다"고 전했다.
여야정 국정협의회는 지난달 28일 2차 회의가 예정됐었지만 민주당이 보이콧했다. 그러나 우 의장이 신속한 추경 편성을 촉구하며 이날 양당 원내대표가 머리를 맞대게 됐다. 6일 여야 협의회에선 연금개혁, 반도체특별법, 추경 편성 등 핵심 쟁점 협의를 이어간다.
한편 이날 여야는 5일 시작되는 3월 임시국회 의사일정도 합의했다. 이달 13·20·27일 총 3차례에 걸쳐 본회의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또 국회 기후특위와 APEC(아시아태평양협력체)특위 구성 비율에 합의했고 윤리특위 구성에 관해선 쟁점이 생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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