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이후 처음 15조대 안착
美증시 약세에 자금 회귀했지만
'경제뇌관' 신용잔고 18조로 쑥
美증시 약세에 자금 회귀했지만
'경제뇌관' 신용잔고 18조로 쑥
올해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반면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하면서 반대매매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15조6372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13일에는 거래대금이 1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이달들어 10조원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15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코스닥 거래대금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코스닥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7조~8조원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10월 30일에는 거래대금이 대폭 감소해 4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약 8개월 만에 거래대금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이후 19일엔 10조9100억원까지 거래대금이 대폭 늘었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금액은 올해들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금액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늘어났다. 지난해 12월엔 매수금액이 336억달러까지 급증했으나 올해부터 매수세가 꺾였고 1월엔 311억달러, 2월엔 272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매수금액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매수금액은 18.81% 줄었고 전월과 비교해도 12.46% 감소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반등하는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이 국내 증시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이날 종가 기준 올해 코스피 지수는 5.33%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8.67% 올랐다. 반면 올해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90%, 5.43%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관세율도 10%포인트(p) 추가 상향하겠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금리와 수출 회복이 투자심리에 우호적일 수 있다"며 "거래대금 증가로 증시 활성화가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돌아올 여지가 크다"며 "개인투자자 복귀는 증시에 우호적인 변수"라고 덧붙였다.
해외로 떠났던 '서학개미'가 다시 '동학개미'로 돌아온 건 반가운 일이지만, 신용잔고 급증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1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말 이후 약 4개월 만에 신용잔고가 18조원을 다시 넘어선 것이다.
위탁매매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과 비중도 연초 대비 늘어났다. 위탁매매 매수금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대신해 지급한 주식 결제 대금 중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증권사와 위탁매매 계약을 체결한 투자자는 거래 발생 후 2영업일 내에 부족한 자금을 채워야 한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강해져 해당 수치도 동시에 증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국내 주식도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증시가 급락하고 위탁매매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미수금 중 일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이를 청산하는 반대매매를 실행하기 때문이다.
연초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54억원이었으나 이후 7일엔 2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이 점차 늘면서 지난달 27일엔 78억원이 반대매매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도 연초 0.2~0.5% 수준이었으나 최근 0.9%까지 확대됐다.
김 연구원은 "리스크 측면에서 미국 경기 둔화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단순 경기 둔화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혹시라도 인플레이션 상승과 결합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어 관찰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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