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주요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내부통제 실패는 금융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신뢰를 잃은 금융시장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24개 주요 증권회사 CEO 등이 참석했다. 증권산업의 역할과 성과, 미래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업계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당국과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2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를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빠르게 극복한 점을 언급하며 증권업계의 위기대응 역량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에서 발생한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업계가 최근 투자자들의 해외 직접투자 확대와 증권업계의 자산관리 부문 성장 정체를 되돌아보고,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증권업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을 당부했다.
증권산업이 투자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강화하고, 단기수익 중심의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신산업에 대한 투자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지속 가능한 투자전략 실행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투자은행(IB) 업무역량 강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증권업계의 역할도 당부했다. 기업과 주주 간의 투명한 소통이 투자자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증권업계는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기관투자자로서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증권회사 CEO들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이를 뒷받침할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초대형 IB의 역할 강화와 발행어음 활성화 필요성,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 및 기업 지배구조 개혁의 조속한 시행을 건의했다.
이 원장은 "증권산업이 새로운 기회와 변화 속에서 혁신과 도전으로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독자적인 산업으로 더 큰 도약을 이루길 기대한다"며 "금감원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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