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김부겸·김무성·손학규 등
서울역 광장서 '범국민 결의대회'
정 회장 "선 개헌 후 대선" 주장
서울역 광장서 '범국민 결의대회'
정 회장 "선 개헌 후 대선" 주장
여야 정치 원로들이 5일 개헌을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국민의힘도 개헌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 차원에서 개헌 논의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유력한 대권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전히 개헌 요구에 침묵하는 상황이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헌법개정 범국민 결의대회와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대철 헌정회장과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무성·황우여·손학규·서청원 전 대표 등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모임' 회원들이 함께 했다. 국민의힘 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주호영 국회 부의장 등도 참석했다.
헌정회는 결의문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하고 권력을 분산해 정치적 다원주의와 더불어 합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헌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개회사에서 "12월 3일의 교훈을 생각해보라. 잘 나가던 대통령도 삐끗해 느닷없이 제왕적 대통령이 돼 계엄을 선포했다"며 "앞으로 대통령을 뽑아놓으면 또 이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선(先)개헌 후(後)대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역 대표형 상원제 등 지방분권 개헌 추진, 헌법개정 국민발안제 도입, 범국민 서명운동 전개 등을 결의했다.
주 부의장은 "정권 초기에는 대통령, 정권 말기에는 자기가 다음에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5000만 국민이 고통 겪는 정치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서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헌정회는 이날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개헌 서명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헌법개정국민행동, 지방분권전국회의, 헌법개정여성연대 등 7개 시민단체도 서명 운동에 참여한다.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부산·충청 등 전국을 돌며 1000만명 서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헌정회는 6일 국회도서관에서 민주화추진협의회와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도 연다. 토론 주제 발표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맡고, 손 전 대표와 이시종 전 충북지사, 여상규 헌정회 사무총장 등이 토론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개헌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내부에서 온도차가 난다. 이 대표를 제외한 다른 대선 후보들은 개헌에 적극적이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를 향해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되더라도 임기 2년을 단축해, 2028년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을 해야한다"며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약속하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도 결의대회에서 "21세기에 대통령 한 사람이 군대를 동원해 헌법기관을 마비시키는 이 헌법을 두고 어떻게 앞으로 갈 수 있겠나. 개헌하고 대한민국을 재출발시키자"고 강조했다.
앞서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28일 여의도 모처 식당에서 이 대표와 만나 "지금 개헌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주 유감"이라며, 이 대표가 현재 개헌 논의에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헌으로 야권 후보들과의 연대를 추진한 바 있다.
친명계 역시 여야의 군불때기가 불편하지만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는 고민이 있다. 친명계 한 의원은 "여권에서 시작한 개헌론은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물타기'"라면서도 "다만 개헌의 당위성도 없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론 지형상 마냥 미룰 수도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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