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한국경제 성장 동력에 대해 얘기했다. 한경협 지도부 등 경제계 인사들의 만남은 2015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성사된 회동이어서 의미가 크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이날 국회에 있는 당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한 입법 지원을 요청했다.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 정성호·유동수·홍기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경협에서는 류 회장과 김창범 상근부회장,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겸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등이 자리했다.
이 대표는 "전쟁중인 적군도 만나는 게 세상 이치인데 대한민국의 경제를 담당하고 국가경제의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하는 연합회를 당연히 만나서 의논해야 한다"며 "물론 지향하는 게 다르거나 할 수 있지만 그런 것도 함께 잘 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계에서도 국가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런 문제도 함께 상의하면 좋겠다"며 "기업 활동에 장애 요인을 만드는 것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대한민국의 국부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큰 성취를 이루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류 회장은 "저출생과 주력산업 노후화로 기초체력이 고갈돼 가는 와중에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국회와 정부, 국민과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극복의 해법은 성장인데 이를 위해서는 성장의 마중물인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온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류 회장은 국회가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법안들을 조속히 입법해 줄것을 요청했다.
한경협은 민주당에 '경제살리기 10대 과제'를 전달했다. 한경협은 10대 과제는 당장 민생경제 회복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사안이다. 이는 여야간 이견을 빠르게 좁힐 수 있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10대 과제는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 자산확대와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전통시장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확대 등 투자·민생활력 부여 과제와 방산과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의 국가전략기술 분야 추가 등 신성장동력 확보 과제,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 상향, 대형마트 영업제한시간 중 온라인 배송 허용 등 불합리한 규제 완화까지 세 분야로 구성돼 있다.
한경협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 자신의 우려를 전달하고 반도체특별법에 대해서도 입법이 빠르게 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상법개정안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대표는 "개별기업이 감당하기 어렵거나 위험성이 높은 투자의 경우 국부펀드든 국민펀드든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할 길을 열어야 한다"면서 "경제계에서도 국가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을 했었는데, 그런 문제를 상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한경협이 공개적으로 만나는 게 10년 만이라고 한다. 우리 당내에서도 한경협을 만나면 안 된다고 일부에서 성명서도 냈다고 한다"며 "그러나 전쟁 중인 적군도 만나는데 대한민국 경제의 일익을 담당하고 경제발전의 중추 역할을 하는 기업을 못 만날 이유가 어딨나"라고 반문했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민생경제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