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및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과 논란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여당은 부정선거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을 두고 선관위의 관리 부실이 이유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야당은 부정선거 음모론 등 비상계엄과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해 각 기관과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을 향해 "부정선거와 관련한 음모론이 나왔는데 이런 토양을 선관위가 제공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냐"며 "가족 특혜 채용에 부실 선거 관리, 소쿠리 투표가 만연하니 부정선거 음모론이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이에 대해 "선거관리 부실로 의혹이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고 누차에 걸쳐 잘못에 대한 사과를 드렸다"며 "(각종 비리들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서도 안 되고 확실하게 잘못된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개헌을 해서라도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든 외부 감사를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국회나 법원에 대해서도 외부 감사를 받는 게 맞다는 의견 하에서 묻는 거라면 찬성한다"며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선관위 등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한 유튜브 채널 영상을 공개하며 "이 유튜버는 이미 민주당이 고발한 유튜버 중 한 명인데 고발이 되도 여전히 영상을 올리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선동하니 이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점을 선관위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철저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조인철 의원도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오인되는 현상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선관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선관위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선거와 후보자의 비방의 개념이 포함돼 있어야 선관위 업무 영역으로 조치할 수 있는 영역이 된다"고 답했다.또 이날 현안질의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출석하면서 또다시 여야의 기싸움이 벌어졌다.
야당은 이 위원장이 복귀 후 언론을 향해 '내란', '내란 수괴' 등의 확정적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여전히 윤석열을 옹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여당은 "야당의 논리대로라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법카 유용범이자 제3자 뇌물법 위반범, 선거법 위반범, 위증교사범,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자"라고 일갈하면서 양측 간 고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현안질의에서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셀프 민원' 의혹과 관련한 증인 진술이 번복되기도 했다. 장경식 방심위 강원사무소장은 이날 출석해 "작년 현안질의와 청문회 등의 진술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씀드려 양심의 가책과 심적 고통을 많이 겪었다"고 진술했다. 해당 증언이 나온 후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재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류 위원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류 위원장은 국회의 재차 요구에도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전혜인기자 hye@dt.co.kr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