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알칼라인과 PEM 수전해 경제성 분석
알칼라인, ESS 등 보조 전원 활용해야
PEM, 과부하 운전 통해 생산단가 낮춰야
그린수소 생산기술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환경에선 양성자교환막 수전해, 그 외 지역에선 알칼라인 수전해와 무탄소 전력망을 조합해 활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박정호 박사 연구팀이 미래 친환경 수소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수전해 기술의 경제성을 분석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얻은 친환경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청정 수소를 의미한다. 그린수소 생산기술로 알칼라인 수전해와 PEM 기술이 꼽힌다. 이 가운데 알칼라인 수전해는 수산화칼륨 등 알칼라인 전해질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로, 값싸게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장치 가동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전력생산이 일정하지 않아 재생에너지와 연계하기 어렵다.
PEM 수전해는 고체 상태의 양이온 교환막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로, 적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만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다만, 초기 설치 비용이 높고 알칼라인 수전해에 비해 기술 성숙도가 낮다.
연구팀은 알칼라인 수전해의 경우 기존 전력망을 보조 전력으로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 효율적임을 제시했다. 알칼라인 수전해 장치에 전력을 일정하게 공급하지 못하면 가동과 중단이 반복돼 열화가 발생하고, 수명과 효율이 떨어지는데, 에너지 저장장치 등 보조 전원을 이용하면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재생 전력을 사용하면서 에너지 저장장치를 보조 전원으로 활용할 경우, 수소 생산 단가는 킬로그램당 최대 8.6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존 화석연료 발전 중심의 전력망을 통해 보조 전력을 확보하면 킬로그램당 6.6달러로 더 낮아져 경제성에선 유리하지만, 환경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장기적으로 바이오매스, 원자력 등 무탄소 연료 발전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PEM 수전해는 장치에 과부하를 주면 오히려 경제성이 개선되는 것을 규명했다. 전력을 과잉 공급해 수소 생산량을 늘리는 과부하 운전이 가능한 특성을 적극 활용해 수소 생산 단가를 킬로그램당 5.8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두 수전해 기술의 장단점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환경에선 PEM 수전해를, 그 외 환경에서는 알칼라인 수전해와 무탄소 기반 전력망을 조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제주도의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한 결과, 향후 수전해 설비 100메가와트 기준 해상풍력 100메가와트와 태양광 100메가와트를 조합하면 킬로그램당 4달러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정호 에기연 박사는 "알칼라인과 PEM 수전해의 기술적 차이를 분석하고, 에너지 환경에 따른 최적의 설계 및 운영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시스템 구축 시 기술 선택과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컨버전 앤 매니지먼트(2월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