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미 농업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판매 계약은 체결됐지만 아직 배송되지 않은 미국산 농산물의 국가별 물량을 보면 멕시코(옥수수 780만t, 대두 110만t, 밀 120만t), 캐나다(옥수수 3만t, 대두 5천t, 밀 7천t), 중국(대두 160만t) 등이다.
중국은 이달 10일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 등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한다. 또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에 대해선 10% 높이는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
캐나다도 세부 품목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했다. 또한 21일 후 추가로 1250억 캐나다달러(약 125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도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멕시코 역시 오는 9일 보복 관세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인터내셔널 애그리비지니스 그룹의 팻 부바 이사는 "멕시코가 미국산 옥수수의 수입을 취소하는 게 위험"이라며 "멕시코가 수입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산 옥수수의 운임 우위가 떨어질 수 있다. 무역 전쟁이 얼마나 치열해지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어 낮은 운송비로 멕시코에 수출할 수 있다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멕시코는 미국산 옥수수의 최대 구매국이다. 지난해 56억달러어치를 구매했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20일 현재 1760만t을 구매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물량이 사상 최대이지만 미 농업부의 기대보다는 약 30% 부족한 수준이며, 이는 멕시코가 미국이나 과거에 수입한 브라질 같은 국가들로부터 앞으로 더 많은 물량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선물·옵션 중개업체 스톤엑스의 위험관리 컨설턴트 매튜 캠벨은 "멕시코는 시즌 내내 곡물을 수입하는 만큼 와일드카드에 속하지만, 옵션이 많지 않다"면서 "가을 수확기까지 무역 긴장이 지속되면 미국으로 향하는 선적이 취소될 위험이 증가하는 한편 새로운 수요에 쉽게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중국행 대두 수출 계약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면서도 "아직 선적되지 않은 계약 물량이 많지 않기에 그렇게 나쁘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톤엑스의 수석 상품 이코노미스트 알란 서더만은 "중국이 표면상 영향을 주려고 일부 구매를 철회할 수 있지만 아직 중국의 구매 물량이 많지 않다"면서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면서 기존 계약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의 수입업체들이 브라질이나 다른 국가들에서 대안을 찾으면서 미국의 농작물 수출이 감소하고 가격이 내려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농산물은 미국의 전체 농산물 수출 금액의 14%(247억달러)를 차지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각각 303억달러, 284억달러였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